이재명 "이기는 민주당 만들 것.. 총선 공천학살·사천 없다"
미래·혁신·유능 등 5가지 키워드 제시
당내 반발에 "계파정치 배격" 통합 강조
선거패배 책임 인정 "문제 해결 나설 것"
위성정당 금지 등 정치개혁 공약 제시
경쟁후보들 "수사 방탄용 출마" 지적에
尹정부 겨냥 "보복 능사 퇴행적 檢정치
동네 선무당이 굿하듯 수사한다" 비판
국회 소통관서 답변하는 李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2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선언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받는다. 서상배 선임기자 |
당권 도전을 두고 한 달 이상 ‘장고’를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내부 통합과 혁신 및 쇄신을 내걸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당 주류였던 친문(문재인) 진영에서 제기한 ‘공천 학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당권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미래’ ‘유능’ ‘강함’ ‘혁신’ ‘통합’ 다섯 가지를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 의원에게는 출마선언 전부터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70년대생 등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잇달아 출마선언을 하는데도 좀처럼 바람이 불지 않아 ‘이재명 대세론’은 출마선언 전부터 형성됐다. 하지만 후보로 나섰던 대통령 선거 패배에 이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지방선거까지 참패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이 의원이 불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 때문인지 이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자신의 출마를 책임으로 규정했다.
그는 “대선과 그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제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쟁 후보들은 이 의원의 출마가 ‘수사 방탄용’이라고 날 선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이 당대표에 취임하고, 검찰이 기소할 경우 당 전체가 ‘사법리스크’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인지 이 의원은 출마선언문에 윤석열 정권을 향해 “보복과 뒷조사가 능사인 퇴행적 ‘검찰 정치’가 자리 잡았다”고 비판했다.
대여 관계에서도 “민생개혁에 필요하다면 정부 여당과 얼마든지 협력하겠지만, 오만과 폭주는 강력히 저지해 감시·견제라는 야당의 본분에 철저하겠다”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합리적이되 강한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이 당대표에 오르면 강성 당원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과제다. 강성 당원들이 욕설을 담은 문자폭탄을 앞세워 의원들을 좌지우지하면서 소수 의견이 마치 다수 의견으로 둔갑해 민주당을 고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당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이 의원은 “국민·당원과의 직접 소통, 국민과 당원의 적극 참여, 최대치의 민주주의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기는 유일한 길”이라며 “전자민주주의로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당원의 지위를 강화하겠다. 당원투표 상설화 등 당대표를 포함한 당과 당원 간의 온·오프라인 소통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펼쳤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광주에서 지지층과 ‘이재명과 위로 걸음’ 행사를 한 것을 제외하면 주로 여의도와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위주로 다녔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앞선 주자들과는 달리 계속 숙고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 의원 측은 18일부터 전국 민생 현장을 누비면서 민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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