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둘다 野몫" 국힘 "하나만 선택".. 과방위·행안위 놓고 샅바싸움 [제헌절이 부끄러운 국회]
민주 "둘다 야당이 맡아야.. 나머지 양보"
국민의힘 "하나만 선택해야" 입장 팽팽
권성동 "野, 방송 장악의도 비판 말안돼"
박홍근 "국정무한 책임 與가 결단해야"
제헌절 경축식 행사서도 신경전 벌여
김 의장 "본회의 열쇠 도착 안해" 비판에
권 "원내대표 연설·대정부질문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 견제를 위해 두 상임위원장직 모두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관례 등을 이유로 둘 중 하나의 상임위원장직만 야당에 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입법부 공백 상태로 제헌절을 맞은 이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네탓 공방’만 벌였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은 행안위·과방위 둘 다 위원장을 차지하겠다는 것이고, 우리는 둘 중 하나만 갖고 가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우리(국민의힘)가 과방위 차지하려고 한다는 프레임을 거는데 우리가 차지한다고 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이 하나 선택하면 남는 것을 우리가 선택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정말 그런 게 아니라면,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진 여당이 오늘이라도 양보의 결단을 내려 상황을 매듭 짓고 이번 주 중으로 바로 상임위원장 선출과 교섭단체 대표 연설, 그다음 주에 대정부 질문 등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희는 보고 있다”고 밝혔다. 권 직무대행과 박 원내대표 모두 원구성 지연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며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권 대행은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부터 시작하고, (원 구성) 합의가 되면 (상임위원장단을) 뽑으면 되는데 한꺼번에 하려고 그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김 의장은 “본회의 날짜는 기입을 해놨는데, 본회의를 여는 열쇠가 아직 도착을 안 했다”며 원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에둘러 비판했다. 권 대행은 “그러니까 원내대표 연설을 하고 대정부질문을 하면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협의하면 되지 않나”라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고, 박 원내대표는 “그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회 공전 사태에 따른 민생 악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협상을 이어나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두 상임위 모두 ‘알짜 상임위’로 분류돼 협상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방위의 경우 여론 형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방송 전반을 관할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행안위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 방침을 밝혔고, 경찰이 최근 문재인정부와 야당 인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가 정국에 미칠 파급력이 큰 상임위로 분류된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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