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된 여야 '대국민 약속'.. 민생 위기에도 정략 싸움만 [제헌절이 부끄러운 국회]

김병관 2022. 7. 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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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결국 17일 제헌절마저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했다.

제헌절 전까지 21대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타결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이로써 21대 국회는 전·후반기 모두 역대 국회 원구성 평균 소요 기간을 넘어섰다는 오명을 갖게 됐다.

이날 기준 21대 후반기 국회보다 원구성까지 소요 기간이 길었던 경우는 △14대 전반기(125일) △15대 후반기(79일) △18대 전반기(88일) △20대 후반기(57일) 등 4차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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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주가 발목" 野 "시간끌기"
상임위원장 없이 49일째 공전
사진=뉴시스
여야가 결국 17일 제헌절마저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했다. 제헌절 전까지 21대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타결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여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민생 위기 상황 속에도 대결의 정치만 반복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74주년 제헌절 경축식이 열린 국회는 49일째 상임위원회가 없는 공백 상태를 이어 갔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놓고 막판 쟁탈전이 벌어지면서다. 국민의힘은 두 상임위 중 하나만 더불어민주당에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넘긴 만큼 둘 다 자신들이 가져와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앞서 여야는 국회 정상화의 ‘마지노선’으로 제헌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도 협상 타결점을 모색하지 않고, ‘책임 떠넘기기’식 말싸움만 벌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이 자꾸 우리가 (협상 내용을) 흘린다고 해서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며 날을 세웠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제헌절 경축식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 여러 분야에서 나타난 실책에 대한 국회의 질책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기 위한 속셈”이라며 국민의힘에 책임을 돌렸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4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로써 21대 국회는 전·후반기 모두 역대 국회 원구성 평균 소요 기간을 넘어섰다는 오명을 갖게 됐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민주화 이후 13∼20대 전·후반기 국회 원구성 평균 소요 기간은 41.4일이다. 21대 전반기 국회는 임기 시작 48일 만에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으로 원구성이 마무리된 바 있다. 이날 기준 21대 후반기 국회보다 원구성까지 소요 기간이 길었던 경우는 △14대 전반기(125일) △15대 후반기(79일) △18대 전반기(88일) △20대 후반기(57일) 등 4차례에 불과하다.

‘일 안 하는 국회’의 피해는 오롯이 국민 몫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가 코로나19 재유행과 민생경제 위기에 대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힘겨루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후반기 국회에는 총 1만1240건의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 여당은 행정 권력을 갖고 있고, 야당은 입법 권력을 쥐고 있어서 서로 타협하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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