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치 20년 만에 최고치.. 신흥국 '줄부도 사태' 경고음
외채 부담에 스리랑카 '디폴트'
달러인덱스 2022년 10% 이상 올라
엔화·유로화 연일 약세행진
17일 주요 6개 통화(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스털링,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 주는 달러인덱스(DXY)는 108.0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 올랐고, 108 선에 오른 것은 200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비해 주요 통화인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고 유로당 달러 환율도 20년 만에 1대 1 밑으로 떨어졌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가 단기간에 급변하면서 전 세계 경제에도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달러로 돈을 빌린 정부나 기업이 이자나 원금 상환 부담이 크게 불어 재정 운영,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은 또 수입 비용을 늘려 생산자와 소비자의 물가 상승을 이끄는 등 무역, 물가, 외채, 자본시장 등 여러 부문에서 신흥국에 악재로 작용한다.
달러로 갚아야 하는 외채 비중이 높은 국가는 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채권자에게 달러로 이자를 지불하는 것은 자국 통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는 아르헨티나, 터키와 같은 나라에 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미 쓰러진 국가도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 5월 510억달러(약 67조5750억원) 규모의 국가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의 붕괴와 지나친 감세 등 정책 실패가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스리랑카는 식량과 연료를 수입할 외화가 없어 국민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했다.
신흥국의 연쇄 국가부도 사태 우려도 커진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스리랑카 외에 디폴트에 가장 취약한 5개국으로 엘살바도르, 가나, 이집트, 튀니지, 파키스탄을 꼽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와 관련해 “신흥시장 국가의 30%, 저소득국의 60%가 채무 곤경에 빠졌거나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은 선진국의 통화긴축 여파로 차입 비용이 늘어나는 등 자금조달 환경이 나빠지고 외채 상환 부담은 커지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20개 신흥국을 조사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달러 표시 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평균 24.6%로 2019년 말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신흥국 채권·주식 시장에서는 6월에 40억달러가 순유출되는 등 넉 달 연속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13일 “달러화 강세와 함께 이미 신흥시장에서 투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며 추가 유출을 걱정했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원인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주된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 세계 어느 중앙은행보다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기 부진, 유럽의 에너지난, 일본의 엔저 전략,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전략에 따른 공급 차질,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에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카맥샤 트리베디 골드만삭스 시장조사그룹 공동 책임자는 NYT에 “현재로서는 달러가 가장 먼저 거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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