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만동 재개발에 갈곳 없는 '다문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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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다문화 가정 아동을 위한 도서관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7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남구 감만동의 전국 유일 다문화 어린이 그림책 전문 도서관인 '행복한 도서관'이 인근 재개발로 폐쇄될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감만동 일대 재개발 사업으로 도서관도 문을 닫아야 해 다문화 아동의 보금자리 역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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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으로 연내 이전해야.. 부족한 이주비에 이전 난항
재개발로 다문화 가정 아동을 위한 도서관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7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남구 감만동의 전국 유일 다문화 어린이 그림책 전문 도서관인 ‘행복한 도서관’이 인근 재개발로 폐쇄될 위기를 맞고 있다. 2003년 지역아동센터 건물 내 작은도서관으로 시작한 행복한 도서관은, 2018년 고향숙 대표가 운영을 맡은 후 2019년 11월 ‘다문화 그림책 전문 도서관’으로 재개관했다.
감만동 일대는 지역내에서도 집값이 싼 동네에 속해 다문화 가정이 많다. 다문화 가정 아동은 우리말을 제대로 배우기 어려워 취학 후에도 한국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습 학원 등에 보내기도 어려운 환경이므로 고 대표는 다문화 학생의 한국어 능력 향상은 물론 부모의 국가 언어를 함께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그림책 도서관 개관을 결심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심해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자, 도서관은 감만동 지역 다문화 아동 돌봄 역할도 도맡았다. 도서관은 지난해 부산시교육청 소속의 학교 밖 돌봄기관인 ‘우리동네자람터’에 선정됐다. 그러자 다문화가정 사이에 입소문이 나 남구뿐만 아니라 부산 전역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몰렸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일평균 25명의 다문화 아동이 방문했다.
하지만 감만동 일대 재개발 사업으로 도서관도 문을 닫아야 해 다문화 아동의 보금자리 역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06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감만1구역은 2016년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66개동 총 9092세대 아파트를 조성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현재 일대 거주민들이 이주 중이다.
고 대표에 따르면 도서관 역시 오는 12월까지 이전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조합 측에서 제시한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액 1억7500만 원으로 다른 곳에 비슷한 규모의 도서관 시설을 운영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도서관이 다문화 아동의 학습을 도와주는 공부방일 뿐만 아니라 쉼터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중국 출신 결혼이주자 강동설(35) 씨는 “7살 쌍둥이 딸들이 유치원이 끝나면 맡겨둘 곳이 없어 보내곤 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 이곳에서 많이 배워 유치원 친구들과 소통도 무리없게 하게 돼 고마운 마음이 크다. 학원을 보낼 형편이 안 돼 이곳이 문을 닫으면 어디에 보낼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한 도서관은 아직 이전을 위한 마땅한 준비 작업을 할 수 없다. 다문화 아동들을 위한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를 충족하는 곳에 입주하기 위해선 임대료가 만만치 않아서다.
고 대표는 “접근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셔틀버스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 이전 비용을 생각할 때 대학 캠퍼스 내 공간이나 폐교된 초·중·고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이를 위해서 시와 교육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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