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진료 먼저받고, 병원비는 천천히"..충북, '의료비 후불제' 추진

조한필 2022. 7.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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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보따리 푼 '아이디어맨' 김영환 충북도지사
세계최초 의료비 후불제 추진
착한은행 세워 소외계층 지원
오송엔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수도권 가깝고 인프라 뛰어나
60조 투자유치해 일자리 창출

◆ 새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

48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충북 발전의 구원투수로 전격 발탁돼 단숨에 도백(道伯)의 자리를 꿰찼다. 일할 기회를 준 충북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뛰겠다는 각오다. 과학기술부 장관 시절 일에 대한 열정 덕택에 '달리는 장관'으로 불렸던 김영환 충북도지사(67)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정책 아이디어를 내 곳곳에서 박수를 받았지만 실현할 길이 없었는데 이제 세상을 바꾸는 역발상으로 새로운 성공 정책을 만들어내 충북이 대한민국 혁신의 '테스트 베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맨'답게 여러 가지 청사진을 제시하며 정책 보따리를 풀어냈다. 충북의 757개 호수·저수지와 백두대간을 연계해 국내 최대 관광지로 조성하는 '레이크파크 관광 르네상스 실현' 구상과 가칭 '착한은행'에서 도민 의료비를 대납하고 환자가 무이자 장기 할부로 갚아 나가는 '의료비 후불제'는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공약 중 하나다. 김 지사는 "삼성과 LG, SK 같은 대기업 공장과 첨단 우수 기업으로부터 민선 8기에 60조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 인구 200만 시대 진입, 질 좋은 일자리 10만개 창출, 충북 경제(지역내총생산·GRDP) 100조원 시대를 만드는 마중물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연간 1억원을 버는 농민을 육성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도시에 남는 인력을 농촌과 연결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직거래 방식으로 도시와 농촌을 직접 연결해 판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달라질 도정에 대한 관심이 크다.

▷창조적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도정으로 충북의 힘을 키워 나갈 것이다. 다소 시끄럽더라도 충북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도정으로 이끌겠다. 레이크파크 조성, 세계 최초로 의료비 후불제 도입 등 충북만의 혁신적인 정책을 성공시켜 대한민국 모두가 주목하고 세계가 찾아와 배우는 강한 충청북도로 새롭게 도약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도정 목표는.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로 정했다. 인구 200만 시대 진입, 질 좋은 일자리 10만개 창출, 충북 경제 100조원 시대를 준비해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충북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할 시책은.

▷'의료비 후불제'를 세계 최초로 연내 도입해 추진하려 한다. 우리나라는 생명과 직결된 질병의 고액 의료비 부담 때문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이 적지 않다. 의료비 후불제는 이러한 의료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병원 진료를 먼저 받고 추후 의료비를 갚아 나가는 제도다. 이에 우리 도는 가칭 '착한은행'을 설립해 소외계층 의료비를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 등의 투자 유치를 강조했는데.

▷충북은 전력, 공업용수 등 전국 최상위 투자 인프라스트럭처와 수도권 접근이 용이한 뛰어난 지리적 장점, 우수한 첨단 산업 투자 환경을 자랑한다. 삼성과 LG, SK 같은 대기업 공장과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분야 첨단 우수 기업으로부터 민선 8기 임기 내 60조원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고 충북 창업 1000억원 펀드 조성으로 충북 경제 100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청주 오송 바이오메디컬 타운 조성 공약이 눈에 띈다.

▷김대중정부 때 과학기술부 장관을 한 경험, 의사로서의 전문성과 안목이 담긴 공약이다.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요람인 오송에 카이스트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타운을 조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의료도시를 조성하고 바이오 영재고를 설립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려 한다.

―출산수당 1000만원, 월 100만원 육아수당 공약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출산수당 1000만원 일시 지급은 4년간 분할해 단계적으로 지급하게 된다. 월 100만원 육아수당은 내년부터 정부지원금을 포함해 지급한다. 충북 출산율은 지난해 0.95명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방과 후 돌봄사업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교육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 저출산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

―충북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다던데.

▷1억원을 버는 농부 양성 등 농촌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농업인에게 스마트팜 등 새로운 농업 경영을 위한 정보기술(IT) 교육을 실시하고, 선진 농기계 도입과 교육 제공 등을 할 것이다. 도시에 남는 인력을 시골 농부로 전환해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남한강·금강 호수 연결…레이크파크를 세계적 힐링로드로"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감동줄 것
취임 후 1호 결재하며 본격 시동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민선 8기에 내건 여러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충북 레이크파크 사업이다. 충주호·괴산호·대청호 등 757개의 아름다운 호수·저수지와 주변 백두대간, 문화·역사 유적을 묶어 국내 최대 관광단지로 만드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김 지사는 취임 후 1호 결재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추진 방향'에 서명했다. 충청북도는 오는 9월 10억원을 들여 '레이크파크 관광 르네상스 실현' 연구용역을 추진해 1년 뒤 레이크파크의 청사진을 내놓게 된다.

김 지사는 "충북은 레이크파크 관광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향(水鄕)의 도시인 충북을 물길로 잇는 것이고 충북 면적의 78%를 차지하는 숲과 거기에 자리한 100개가 넘는 천년 고찰 등 산림자원을 활용한 자연주의 OHP(Outdoor Hospitality Park) 관광 테마길을 새로 내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치유의 경험은 물론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지구촌 최고의 힐링 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도는 '치유와 힐링의 호수 여행'을 비전으로 한 레이크파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밑그림을 내놨다. 우선 충북의 대표 호수와 저수지를 잇는 관광벨트를 구축한다. 치유의 호수, 액티비티 등 체험의 호수, 역사의 호수, 문화·예술의 호수 등 권역별로 차별화된 콘텐츠로 호수 관광을 기획하는 것이다.

여기에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지역 특성을 살린 특화 상업시설을 만들고 영동 포도와 괴산 옥수수 등 충북지역 농특산품을 활용한 먹거리 관광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 김 도지사는…

△1955년생 △청주고 △연세대 치의학과 △15·16·18·19대 국회의원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과학기술부 장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

[청주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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