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사랑을 이길 수 없다"..무지갯빛 광장서 자유로워진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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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은 다시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사람들의 마스크와 가방, 팔찌, 부채, 우산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곳곳에서는 무지개 깃발이 펄럭였다.
광장에서 만난 현유진(24)씨는 "2018년 퀴어퍼레이드 부스에서 산 배지 문구를 가끔 떠올린다. '혐오는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혐오 발언이 쏟아지는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에게 이 말을 떠올리며 잘 버텨보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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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은 다시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사람들의 마스크와 가방, 팔찌, 부채, 우산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곳곳에서는 무지개 깃발이 펄럭였다. 찜통 같은 날씨에도 마스크 너머로 전해진 사람들의 표정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16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퍼레이드의 구호는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축제는 부스 행사, 환영무대, 행진 등으로 꾸며졌다. 광장에서 만난 현유진(24)씨는 “2018년 퀴어퍼레이드 부스에서 산 배지 문구를 가끔 떠올린다. ‘혐오는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혐오 발언이 쏟아지는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에게 이 말을 떠올리며 잘 버텨보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무지개색 옷을 입고 광장에 선 이정은(20)씨는 “지하철에서는 옷이 튀어 보여 주위 시선에 괜히 위축되는 느낌이었는데,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어깨가 절로 펴졌다”고 말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축하무대 행사에서는 지난 10일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첫 주말 일정으로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가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우리는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우리는 계속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날 광장 맞은편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종교단체와 보수단체 등이 주축이 된 시위에서 참석자들은 축제장을 향해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반면, 광장에서 만난 종교인들은 포용과 평등의 정신을 강조했다. 해도 스님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오신 분들을 보면서 한편으론 비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축제는 모두가 배척되지 않고 함께 어울리는 교육의 현장”이라고 했다. 신학대를 다니는 ㄱ(24)씨는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이 기독교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행진’은 이날 오후 4시20분께 폭우와 함께 시작됐다. 서울광장을 출발해 종로, 을지로, 명동 일대로 이어진 3.8㎞의 퍼레이드 내내 거센 비가 내렸다. 진하영(30)씨는 “지난 행사 때는 너무 더웠는데 오랜만에 참가한 행진에서 비가 내려 너무 좋고,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행사에 시민 13만5천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곽진산 김효실 이정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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