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서버용 반도체기판서 세계3强 노려
日업체 장악한 시장에 도전
패키지 기판 연결하는 구멍
A4용지 10분의1 두께 정도
한치 오차없이 뚫는 게 핵심
삼성 현재 최고 기술력 확보
이 공장엔 약간의 먼지 유입도 허용하지 않는 클린룸이 있다. 마이크로 단위로 이뤄진 공정 과정에서 아주 작은 먼지만 생겨도 불량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라인 안에서는 간단한 선크림을 바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삼성은 올해 3000억원을 부산 등 국내 사업장에 투자하면서 차세대 반도체패키지 기판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을 포함해 최근 2년간 '플립칩 반도체패키지기판(FCBGA)' 생산설비에 2조원 가까운 돈을 신규 투자하면서 공격적으로 기판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패키지 기판 생산 실적은 70만3000㎡로 축구경기장 100개 면적의 규모와 맞먹는다.
삼성전기는 기존 와이어 방식보다 더 개선된 FCBGA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FCBGA는 주로 PC,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 등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사용된다. 최근 로봇,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다 보니 FCBGA의 수요도 폭발하고 있다. 삼성전기 측은 5년간 연평균 14% 이상씩 성장해 2026년에는 170억달러(약 22조5250억원) 규모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정훈 삼성전기 패키지지원팀장(상무)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 규모는 위탁생산(파운드리)보다 작지만 미래 성장률은 더 크다"며 "지금 가장 부족하고 사업성 높은 게 패키지 기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폭발적인 시장 성장에 글로벌 경쟁 기업들도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일본 이비덴,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 국내외 주요 기판 업체들은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까지 패키지 기판 투자로 경쟁 중이다. LG이노텍도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경쟁자들보다 앞서기 위해 부산 사업장은 하반기 국내 최초 서버용을 양산하며 하이엔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서버용 FCBGA는 패키지 기판 중 생산 기술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PC용보다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하이엔드급 서버용 기판을 양산하는 업체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등 일부에 불과하다. 삼성전기는 서버용 시장 진출을 계기로 올해 안으로 글로벌 3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 사업장은 서버용 기판에 들어갈 핵심 공법을 가장 먼저 적용해보는 곳이다. 패키지 기판의 각 층들을 연결해주는 구멍을 비아(Via)라고 한다. 8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면적 안에 50㎛ 수준의 구멍을 오차 없이 뚫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가공 기술력이 필요하다. 삼성전기는 A4용지 두께의 10분의 1인 10㎛ 수준의 비아를 정확하게 뚫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부산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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