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마선언, 검경향해 "굿 하는 무당이냐 수사기관이냐"

조현호 기자 2022. 7. 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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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책임지겠다던 이재명 결국 당 대표 출마 "이기는 민주당으로 책임질것"
"민주당에 민주 부족, 당원 지위 강화"
"사법리스크? 검경 수사밀행성커녕 꽹과리치며 소문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양대 선거의 패배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했으나 결국 당 대표 선거에도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질 것이며,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 내 개혁을 위해 민주당에 '민주'가 부족한 점이 뼈 아프다면서 당원의 지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소통 구조를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출마 선언과 함께 검경을 향해 굿하는 무당이냐며 자신에 대한 수사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통해 그동안 수차례 선거 패배에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말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권력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당 대표 도전 역시 당 대표를 권력으로 보면 욕망이고, 책임으로 여기면 헌신”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제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면서도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출마에 많은 분들이 당 대표 도전을 말리고, 자신도 위험한 선택이라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총선 승리도, 지선 승리도, 대선 승리도 요원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즉생의 정신으로 민심에 온 몸을 던지고, 국민의 집단 지성에 저의 정치적 미래를 모두 맡기겠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출마해서 민주당이 패배했는데, 자신이 당 대표를 해야 향후 총선, 대선 등을 이길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한민국과, 경제, 민생이 위기이며 민주당도 위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두고 이 의원은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에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지만, 우리 민주당은 이 분노와 실망을 희망과 열정으로 바꿔 담지 못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2024년 총선의 승리도, 민주 개혁 진영의 재집권도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치도 실종됐다고 했다. 그는 “'민생 정치' 대신 보복과 뒷조사가 능사인 퇴행적 '검찰 정치'가 자리 잡았고, 예견된 위기가 현실화 되는데도 위기 대응책이나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재명이 시대적 과제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민주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 그 첫 시작이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뒤 프레스라운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그는 “패배하는 민주당과 결별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완전히 바꾸고, 상대의 실패에 기대는 '반사 이익 정치'를 끝내”겠다면서 그 방법으로 5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미래형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 △강한 민주당 △국민 속에서 혁신하는 민주당 △통합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유능한 민주당의 경우 이 의원은 “비례 민주주의 강화, 위성 정당 금지, 국민 소환제, 의원특권 제한, 기초 의원 광역화 등 정치 교체를 위한 정치 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영입보다는 양성·발탁' 원칙으로 유능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의원은 네 번째 혁신하는 민주당을 위해 “민주당에 민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뼈아프다”며 △전자 민주주의로 직접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당원의 지위 강화 △당 대표를 포함한 당과 당원 간의 온·오프라인 소통 시스템 도입 △지역위원회별 당원 총회 정례화 △당원 투표 상설화 △온라인 당원 청원제 △직능 커뮤니티 등 당원 소통 창구를 늘려 당원의 집단 지성을 당의 의사 결정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건데, 그 당원이 자신을 지지하는 '개딸' '양아들'과 같은 특정 팬덤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지 의문도 나온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문 발표 후 프레스라운지에서 가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윤석열 정부가 자신을 수사하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검찰 정치라고 표현한 것은 어떤 면에서 그런 판단을 했느냐'는 질의에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며 “최근 여러 가지 지적들이 있고, 국민들께서 기대를 접고 계신 점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아서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사법리스크가 거론되는 데 대한 의견'을 묻는 디지털타임스 기자 질의에 이 의원은 “제가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초기까지 통계를 한 번 내봤더니 근무일 기준으로 4일 중 3일을 압수수색과 조사와 수사, 감사를 받았다. 요즘은 덜하는 편”이라며 “수사는 밀행이 원칙인데, 동네 굿하듯 하고 있다. 조용히 진실을 찾아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꽹과리를 치고 소문을 내는 게 주목적인 것 같다”고 수사 당국을 비난했다. 이 의원은 “굿하는 무당인지 수사하는 검경인지 잘 모르겠다”며 “국민힘이 고발하고, 그에 동조해서 검경이 수사하는데, 그걸 사법리스크라고 하고, 고발 당하면 사법리스크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제가 정말 비오는 날 먼지날 것 만큼 이렇게 십수 년간 탈탈 털리고 있는데, 저한테 먼지 만큼의 흠결이 있었으면 이미 난리 났을 것”이라며 “3년6개월 수사 무혐의 된 것을 다시 압수수색 쇼를 하고, 이건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정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국민은 민생에 대해 어려움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정적을 공격하기 위해 불필요하고 과도한 음해를 하는 것은 자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건물 밖으로 나오면서 당원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이 의원은 지명직 최고위원의 호남 출신 안배를 두고 “지명직 최고위원은 2명이기 때문에, 고려할 게 정말 많다”며 “호남 지역 같은 경우 지명직 말고 선출직이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은데, 그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한 부분 많다. 자력으로 진출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 부분을 각별히 고려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강병원 의원 제안처럼 공천 포기할 생각도 있느냐는 이데일리 기자 질의에 이 의원은 “그러면 (공천을) 누가 합니까”라며 “민주당 개혁 혁신, 신뢰를 되찾는게 중요한 과제이고. 민주당이 만들고자 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소상하게 적극적으로 잘 설명해 공감을 얻는 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공천 시스템에 따라 공천이 이뤄지면 국민이나 당원이 인정하는 분들이 공천 받을 것이라며 사실상 현행 공천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미 당에 있는 훌륭한 공천 시스템을 확대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너무 공천에 논쟁이 몰리는 것은 국민들이 보시기에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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