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길? 이회창의 길?.. 당권 도전 이재명의 앞날은

백승목 기자 2022. 7. 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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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져야" 당대표 출마선언.. 통합·사법리스크 과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17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차기 총선에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며 "이 임무에 실패한다면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이 후보로 나선 대선과 선거를 총괄했던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이후 이 의원을 향한 '책임론' 을 둘러싼 반대 여론에도 이 의원은 '당권 도전' 에 나섰다.

그는 '패배 책임론'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 없다. 제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면서도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도전 역시 당대표를 권력으로 보면 욕망이고, 책임으로 여기면 헌신"이라고 밝히며 본인의 당권 도전은 헌신임을 강조했다.

이 의원으로선 자신이 구상한 '차기 대선 로드맵'을 밟기 위해 지금 당권을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당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선거 책임론의 갈등'과 함께 본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 부담도 만만찮다.

어대명 속에서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인 만큼 당권 경쟁자들은 일찌감치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 공세를 시작됐다. 대장동 개발, 성남FC 후원 의혹을 비롯해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본인과 주변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는 와중에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민주당의 활동도 제약될 것이라는 게 골자다.

민주당 대선경선 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던 것처럼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논란으로 전당대회가 과열될 경우 계파갈등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7인회' 문진석(충남 천안갑) 의원이 사법 리스크 논란에 "대선경선 시즌2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뼈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갈등 수습'도 과제로 지목된다.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이후 당권을 얻고도 확고한 리더십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처럼회'로 대표되는 친이재명계 의원들의 강경한 목소리와 이 의원의 핵심 지지층인 '개딸'들을 어떻게 당에 녹여내 팬덤 정치의 역작용을 해소하며 어떻게 통합을 이뤄낼지 스스로 풀어내야 한다.

이런 난제를 잘 풀어간다면 당내 '비주류'로 조직력에서 한계를 경험했던 이 의원이 이번 전대를 통해 당내 조직을 다지며 세력을 키워나갈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2015년 전대에서 당권을 쥐고 세를 불리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 2017년 대선 승리를 거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길'을 따라 걷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의원의 말처럼 '2년 뒤 총선 승리'까지 거둔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이 의원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다만 반대의 경우라면 전국단위 선거 3연속 패배의 멍에를 쓰며 이후 여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이 의원의 행보가 '문재인의 길'이 아닌 대선 패배 후 곧바로 야당 총재가 됐다 낙선한 '이회창의 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공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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