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말 우크라이나 전역 공격 강화 .. "전쟁 새 단계 진입"

김혜리 기자 2022. 7. 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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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추후이우에서 16일(현지시간) 현지 주민 라이사 쿠발(82)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앞에 서 있다. | AF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전방위적인 공격을 강화하면서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전쟁이 “새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곳곳에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과 포격을 퍼부으면서 최소 17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군사 행동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쇼이구 장관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를 비롯한 러시아군 점령지의 민간시설을 포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도 러시아 측이 “의심할 여지 없이 다음 단계의 공격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 확인했다. 앞서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전날 보고서에서 러시아 부대가 짧은 휴식을 종료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돈바스에서 공격 작전을 재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러시아군의 공격은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집중됐지만, 이번 주말의 새로운 공세는 동부 외에도 북부와 남부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특히 북동부에 있는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 최근 며칠간 심한 폭격이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현지 사령관들은 동부 지역을 넘어 북부 지역에서 러시아가 제2의 전면 공격을 개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르키우 인근 도시이자 러시아 국경으로부터 불과 120km 떨어진 북부 추후이우에서는 이날 새벽 공습으로 최소 3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발표했다. 또 인근 수미 지역에서도 마을 3개가 포격을 당해 민간인 한 명이 숨지고 최소 7명이 다쳤다고 드미트로 치비츠키 주지사가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오데사·미콜라이우 등 남부 흑해 연안 지역에도 포격을 퍼붓고 있다.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지난 15일 러시아군이 해당 지역 대학교 2곳을 미사일로 공격한 데 이어 16일에도 폭격을 계속하면서 두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흑해의 핵심 항구 도시인 오데사에서는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창고 건물에 떨어지면서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지만,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전이 계속돼온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7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고 도네츠크 주지사가 밝혔다. 한편 이웃 루한스크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격퇴하고 전략적 가치가 큰 동부 고속도로를 장악했다. 세르히이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와 바크무트 두 도시 사이의 이 도로를 두 달이 넘도록 점령하려 애썼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을 캡쳐한 사진.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추후이우에서 주거용 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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