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당권주자'..이재명 "당명 빼고 다 바꾼다" 책임론 돌파

[the300](종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인천 계양을)이 17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기는 민주당'을 위해 "국민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당명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당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면서다.

선거 패배의 책임론도 정면 돌파한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수차례 강조하는 한편 "문제 회피가 아닌 문제 해결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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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념과 진영 갇힌 정쟁 배격…잘하기 겨루는 정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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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혁신을 통해 민주당의 경쟁력을 높이고 상대의 실패만 의존하는 '반사이익'의 정치판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 의원은 "스스로 혁신하며 체감되는 성과로 국민의 사랑과 기대를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념과 진영에 갇힌 정쟁 정치를 배격하고 잘하기를 겨루는 경쟁 정치로 바꾸겠다"며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 이 임무에 실패한다면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이기는 민주당'을 위해 미래, 유능, 강함, 혁신과 함께 '통합'을 5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이기는 민주당이 되려면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조직이 아닌 당은 다양성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당내 비주류로 계파 정치에 의존해 성장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계파 정치를 해소할 적임자라는 취지다. 이 의원은 "낡은 관행과 이념, 우리 내부를 편 가르는 모든 것들과 결별하자"며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 들 상대와의 차이보다 크지는 않다. 계파 정치로 성장하지 않은 이재명은 계파 정치를 배격하고 통합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어 "굴곡진 인생을 통해 배운 것이 하나 있다. 함께 걷는 동지가 많다면 아픔도 절망도 새 길을 만드는 힘이 된다는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좌절과 정치에 대한 분노를 새로운 희망을 향한 열정으로 바꿔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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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책임론' 정면 돌파…"책임, 말 아닌 행동으로 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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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의원을 둘러싼 선거 패배의 책임론 역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권력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당대표 도전 역시 당대표를 권력으로 보면 욕망이고 책임으로 여기면 헌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며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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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97세대 vs 86세대…컷오프 통과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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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이재명 대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당대표 선거 구도도 확정됐다. 앞서 강병원(재선·서울 은평을), 박용진(재선·서울 강북을), 강훈식(재선·충남아산을), 박주민(재선·서울 은평갑) 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했다.

97세대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를 흔들 수 있는 대항마로 꼽힌다. 이 의원과 승부를 위해 97세대의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강병원 의원은 지난달 29일 "패배의 책임 있는 분들이 대결하는 게 국민 눈에는 계파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고, 박용진 의원은 이달 1일 "민주당 혁신이 무엇인지를 두고 세게 붙자"고 했다. 강훈식 의원은 3일 "제가 모든 걸 걸었던 대선후보는 연고도 명분도 없는 지역의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고 비판했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인 김민석 의원(3선·서울 영등포을)과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을) 역시 각각 이달 5일과 17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설 의원은 이날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다"며 "지금 민주당은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용기도 없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출마 자격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당대표 출마를 강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포함하면 후보는 모두 9명으로 늘어난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당대표 후보 등록을 받는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 예비경선(컷오프)를 통해 본경선 후보 3명을 추린다. 중앙위원회 투표 결과를 70%, 국민 여론조사를 30% 반영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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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