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출마' 설훈 "폭주기관차 세우러 나왔다..李, 책임회피만"

"이재명 출마에 마지막 등록..팬덤정치, 이재명이 정리해야"
"尹이 흠집 낼 수 없는 더 강렬한 민주당 만든다"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5선 중진인 설훈 의원은 17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다.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참패했지만, 반성도 혁신도 하지 않은 채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고 맹폭을 가했다.

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이 감히 흠집 낼 수 없는 더 강렬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설 의원의 이날 기자회견은 이재명 의원의 출마 선언 직후에 이뤄졌다. 설 의원은 그간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나도 출마하겠다"고 줄곧 밝히며 이 의원의 불출마를 중용했지만, 이 의원은 출마를 택했다.

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2일 이 의원과의 면담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이 의원에게 간곡하게 출마가 맞지 많는다고 설명했고, 이 의원은 '심사숙고하겠다'며 제 의견에 반박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보셨다시피 오늘 이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저도 마지막에 등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출마선언문에 이 의원을 거론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바로 성명을 쓰는 것보다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당원에게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며 "누구냐고 물으면 다 이 의원"이라고 덧붙였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의 주요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대표되는 팬덤정치에 대해선 "장점도 있지만 폐혜가 너무 많다. 이 의원이 심사숙고 끝에 정리해야 한다"며 "이 의원에게 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많다. 스스로 정리하는 용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 의원은 이번 출마를 이낙연 전 대표에게 알렸느냐는 질문엔 "출마했다고 통보를 했다"면서도 "다른 얘기는 굳이 할 일이 없다. 미국에 계신 분을 정치 현장으로 모시고 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설 의원은 출마선언을 통해 강한 민주당, 통합의 민주당을 강조했다.

설 의원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이 고민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인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가만히 있기엔 제가 민주당에 진 빚이 너무 크다. 저 설훈을 키워준 민주당에 은혜를 갚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용기도 없다"며 "목숨 같던 청렴과 도덕성은 민주당을 향한 비아냥과 조롱거리로 전락했는데도 부정하고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오만과 무능력함 때문에 민생이 파탄 지경인데도 함께 맞서 싸우려는 의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정신이 번쩍 들도록 흔들어 깨워, 다시 하나로 똘똘 뭉치겠다"며 "하나된 힘이 얼마나 큰 쇄신과 발전을 가져오는지 확실히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설 의원의 지지자 50여명은 '진짜는 설훈', '그래 바로 설훈'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국회를 찾아 설 의원의 출마를 응원하기도 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