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기름 부은 권성동?..'사적 채용' 논란 일파만파

박성의 기자 2022. 7. 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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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대통령실 사적채용' 의혹에.."민주당 정부도 그렇게 했다"
우상호,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은 무엇이냐..국정조사 하자"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법적 고찰 및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앞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면에 나서 "역대 민주당 정부에서도 그렇게 했다"고 주장,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되레 더 확산하는 모양새다. 야권은 사적 채용 논란을 두고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정조사 카드'까지 빼들었다.

권성동 직무대행은 17일 대통령실 9급 공무원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일반직과 별정직 공무원 채용 방법과 관행을 전혀 모르는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직원은 별정직 공무원이지만 추가 검증을 거쳐 채용됐다는 주장이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사적 채용이라고 비난을 퍼붓는데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직무대행은 '사적 채용'은 일탈이 아닌 정부와 국회의 오랜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도 그렇고 역대 모든 정부 청와대도 함께 일한 사람 중에서 열정과 능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서 쓰고 있다"며 "이 사람들은 정년이 보장된 일반직 공무원이 아닌 언제든 나갈 수 있는 별정직 공무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이번 정부 구성 과정에서 고위직부터 하위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추천해 왔고, 지금도 추천하고 있다. 많은 의원님들의 의견을 받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직무대행은 "청와대(대통령실)는 국회와 달리 검증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추천인 중에서 검증을 통해 능력이 인정되면 채용되고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많은 분들이 탈락했다"며 "일반직과 별정직 채용은 별개다. 더더군다나 정치권의 별정직은 또 별개"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 보좌진이나 청와대 별정직은 선거 과정에서 함께 일하고 검증되고 능력 있고 열정 있는 사람 중에 뽑는 것이 여야 막론하고 똑같다"며 "이건 역대 민주당 정부에서도 그렇게 했다"고 강조했다. 권 직무대행은 자신이 추천했다는 9급 공무원에 대해 "대통령 선거 선거대책위원회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워낙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자세도 바르고 대선 기여도도 높아 제가 추천했다"고 말했다.

9급 공무원의 아버지가 권 직무대행의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그 공무원 아버지가 강릉시 선관위원이라는 건 알고 있다. 제가 4선 국회의원인데 그걸 모르면 거짓말"이라며 "아버지가 선관위원이라 해서 아들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반박했다.

권 직무대행의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민주당도 그렇게 했다"는 입장은 '정권 교체'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또 '인맥과 추천'을 근거로 한 채용을 정당화한다면, 윤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정'의 가치가 크게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여권 일각에서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의원 선거를 도운 청년들을 보좌관이나 비서관 등으로 채용하는 경우와 대통령실 별정직으로 채용하는 경우를 동일선상에서 보는 건 무리가 있다"며 "설령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관습'을 내세워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국민이 '왜 분노하는가'에 공감하는 자세부터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이)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이번 채용 논란이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의혹과 관련해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앞서 국민의힘이 탈북 어민 북송 문제로 특검, 국정조사를 제안했는데, 권 직무대행의 추천으로 대통령실에 채용된 9급 직원 문제도 함께 조사하자는 것이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권 대행의 지인인 우모씨가 근무하는 것을 두고 "'아빠 찬스'가 수많은 청년의 박탈감을 불러온 상황을 활용해 대통령이 된 분인데, 자신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위원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문제를 수사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은 무엇이었느냐"며 "우씨는 윤 대통령과 권 대표의 지인이 아니었다면 청와대(대통령실)에 들어갈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권 원내대표도 자신이 `꽂았다`고 인정하지 않았느냐"며 "9급이고 임금이 낮았기에 문제가 없다는 발상에도 매우 놀랐다. 대통령실 근무 경험은 공천 경쟁할 때 굉장히 유리한 자리라는 것을 다 알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마침 국민의힘이 탈북 어민의 북송 문제까지 국정조사나 특검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그렇다면 사적 채용 비선 논란 국정조사를 같이 할 필요가 있다"고 역 제안했다.

그는 "본인들이 국정조사를 하자고 했지만 막상 하자고 하면 안 할 것"이라며 "청와대 (대통령실)에 왜 그들이 들어갈 수 있었는지, 절차를 제대로 밟았는지,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이 많다. 저는 코바나콘텐츠 직원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한편, 권 직무대행 추천으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서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씨의 부친이 강원도 강릉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인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권 원내대표 지역구는 강원도 강릉시로, 이곳에서만 4선을 했다. 우씨는 서울대 음악과를 졸업한 뒤 성악가로 활동해왔는데, 대통령실은 이번에도 능력에 따른 채용을 했다며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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