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째 '더블링' 현상.."하루 확진자 최대 30만명, 정점 올 수도"

민서영 기자 2022. 7. 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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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4만명을 넘은 17일 오전 서울 용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주일 사이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병상 가동률도 오르고 있다. 최근 BA.5, BA.2.75 등 전파력이 강한 새 변이가 유입된 가운데 확진자 정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재유행에 대비해 18일부터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접종을 확대한다.

확진자 수·병상가동률 모두 ‘더블링’…“하루 최대 30만명 정점 올 수도”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342명으로 전날에 이어 주말 이틀 연속 4만명대를 기록했다. 1주 전인 10일(2만410명)보다 2배 많고, 일요일 기준으론 지난 4월24일(6만4695명) 이후 12주 만에 최다치다. 최근 확진자 추이를 보면, 지난 4일부터 14일째 확진자 수가 일주일 사이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주 추이를 보면 병상 가동률에도 ‘더블링’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기준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13.8%로 보름 전인 지난 2일(5.2%)의 2.5배로 뛰었다. 이 기간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8.1%에서 26.7%로 3.3배, 중등증 병상 가동률은 5.5%에서 21.0%로 3.8배 각각 급증했다. 특히 비수도권의 경우 준증증 병상 가동률이 36.1%에 달한다. 확진자가 폭증하던 3월 말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70%에 달한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병상 자체를 줄여놓은 터라 예상 밖의 규모로 확진자가 급증하면 병상 배정 등에서 혼선을 빚을 수도 있다.

보름 전 5만632명이었던 재택치료자도 이날 기준 21만9840명으로 4.3배가 됐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71명, 신규 사망자는 14명이다. 이달 들어서도 위중증 환자 수는 100명 미만을, 신규 일일 사망자는 20명 미만을 각각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13일 여름 재유행의 정점 시기를 8월 중순~10월 중순으로 예상하며 하루 최대 15만~20만명 규모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보다 더 높은 정점 예측치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수리모델링 TF의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를 보면, 최선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연구원은 감염재생산지수가 13일보다 30% 증가할 경우 하루 확진자 수가 2주 후인 이달 27일 8만1267명으로 늘어난 뒤 4주 후인 다음달 10일엔 28만8546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감염재생산지수가 5주 연속 증가세고, 전파력과 면역회피성이 기존 변이보다 센 것으로 알려진 BA.5 변이와 ‘켄타우로스’(BA.2.75) 변이가 유행하는 등 상황을 고려하면 하루 30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온다는 이 같은 시나리오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여당과 정부도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2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코로나 30만명’에 대비한 병상과 치료제 확보 등 대책을 세웠다.

18일부터 50대·18세 이상 기저질환자 4차접종 시작…“중증·사망 예방 목적”

18일부터 50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노숙인 시설 입소자도 4차접종 대상이 된다. 50대는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1963년부터 1972년생까지다. 기저질환에는 천식 등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 만성 간질환, 치매·파킨슨병 등 만성 신경계 질환, 류머티즘관절염·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암, 활동성 결핵, 당뇨병, 비만(BMI≥30kg/㎡) 등이 해당하며 이외에도 의사가 기저질환자로 4차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접종 가능하다.

접종은 3차 접종 후 최소 4개월(120일)이 지난 다음부터 가능하며, 해외 출국이나 입원·치료 등 개인 사유가 있을 땐 3개월(90일) 이후도 가능하다. 3차 접종 후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도 3차 접종일로부터 4개월 후 4차접종을 하는 것이 권고된다. 본인이 원하는 경우 3개월 후 접종도 가능하다. 4차접종 백신은 기본적으로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사용이 권고되나 mRNA 백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노바백스 백신도 선택할 수 있다.

4차접종에 사용되는 백신이 개량백신이 아닌 기존 백신이라 새 변이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우려에 방역당국은 “재유행을 앞둔 시점에 고위험군의 중증·사망 예방을 위해서는 현재 백신으로 신속하게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존 백신이 새 변이의 감염 확산 차단엔 한계가 있어도 중증·사망 예방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백신효과 분석자료에 따르면, 오미크론(BA.1)의 하위변위인 BA.2와 BA.2.12.1가 유행하던 시기에 3차접종의 3개월 이내 입원예방 효과는 69%, 4차접종 후 일주일간 입원예방 효과는 80%에 달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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