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흔들리는 반도체시장..삼성·SK의 타개책은?
"SK하이닉스 등 설비투자 축소 불가피"
2Q 콘퍼런스콜 관전포인트는 경영전략 발표
HPC·AI·전장에 쓰이는 고부가제품 개발 주력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물류·원자잿값 폭등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며 반도체 시장 역시 타격을 입는 모양새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수요 감소로 다수 반도체 제조기업들이 하반기 설비 투자를 줄이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경영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앞세워 고부가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 3억7140만대에서 올해 1분기 3억2640만대로 4500만 대(12.1%) 줄었다. 작년 1분기의 3억5490만대와 비교해도 2850만대(8.0%) 감소한 수치다.
PC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2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줄어든 7130만대로 분석했다. 전 분기에 이어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불경기에 대한 공포가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수요가 약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메모리반도체인 D램 가격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주력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2분기 성적표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하는 콘퍼런스콜에서 매출 및 영업익 추이를 토대로 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일부 기업에 대한 하반기 투자 축소 소식은 들려오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자기기 수요 감소를 감안해 내년 자본 지출을 25%가량 줄여 16조원 수준으로 낮출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장비업체들로부터 상황을 파악해보니 설비투자 축소 수순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메모리반도체 공급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결과가 한 요인”이라고 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향후 수 분기에 걸쳐 공급 과잉을 피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설비 투자 시기를 늦추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도 생산 설비 신설 계획을 축소했다. 이를 두고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메모리반도체와 무관한 TSMC가 생산을 축소하는 건 반도체 업계 전체에 타격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도 “우리 기업들도 제조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겠지만 연구개발(R&D)은 계속 진행하며 향후 경쟁력있는 사업 분야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은 가전제품 수요 감소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메타버스 등 차세대 산업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같은 전략은 TSMC의 2분기 영업익이 역대급을 기록한 배경으로 고성능컴퓨팅(HPC)과 AI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과도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하는 그래픽 D램을 개발해 이달 중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24기가비피에스(Gbps·1초당 전송되는 기가비트 단위의 데이터) GDDR6 D램’으로 극자외선(EUV)노광장비를 통해 개발한 메모리반도체로는 처음이다. 최근에는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업계 최소 크기의 화소(픽셀) 2억개를 탑재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3’를 공개하며 응용처별 매출 1위로 꼽히는 모바일 분야에서도 이미지센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또 연산 기능을 갖춘 프로세스 인 메모리(PIM) 등 융복합 형태의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PIM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와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반도체 간 경계를 허문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양사는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 등 메모리 후발 주자들도 PIM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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