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현실화 되나..막오른 민주당 당권경쟁
본선행 컷오프가 1차 분수령..단일화 등 변수 다양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8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부터 이틀간 시작되는 후보 등록 기간에 맞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당 대표 경선에는 총 9명이 나서게 됐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불리며 당권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의원과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으로 분류되는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원조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인 3선의 김민석 의원과 이낙연계 5선 설훈 의원 등이다.
여기에 당내 젊은 피인 이동학 전 최고위원과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당권 경쟁에 나섰다.
이번 전당대회 구도는 사실상 이 의원 대 비명(비이재명)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어대명'에 맞서 97그룹이 세대교체론을 띄우며 이 의원과 각을 세우고 있고, 김 의원과 설 의원도 이 의원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다.
◇ '어대명'이냐 세대교체냐…본선행 컷오프가 1차 분수령
본선행에 오를 3명의 주인공은 오는 28일 결정된다. 민주당은 앞서 본선행을 가를 예비경선을 26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예비경선 투표는 현장 투표를 원칙으로 하되 온라인 투표와 병행한다.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예비경선에는 30%의 비중으로 국민 여론조사도 반영됨에 따라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여론조사도 실시된다.
현재로서는 이 의원을 제외하고 본선행 티켓을 누가 잡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다만, 이번 예비경선에 국민 여론조사가 포함돼 있는 만큼 인지도 있는 후보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박용진 의원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지도가 높은 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조금은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 아래 강병원·강훈식 의원도 세를 끌어모으고 있다. 당권 도전 초기보다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맏형격인 전해철 의원은 97그룹 주자들이 단일화만 한다면 적극 지지하고 돕겠다고 밝혀 조직 기반 확대에 발판을 놓았다.
특히 강훈식 의원의 경우 당 대표 출마 주자 중 유일하게 비수도권 후보로 충청권 의원들이 예비경선까지는 힘을 모아주기로 했다고 한 충청권 의원이 전했다.
◇이재명 대항마 자처한 설훈·김민석…박지현은 변수
설 의원과 김 의원의 결과도 관심사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여론조사가 반영되기는 하지만 중앙위원 투표 비중은 여전히 70%에 이른다.
당에서 적지 않은 경력과 다양한 역할을 맡아온 설 의원과 김 의원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더욱이 김 의원은 출마 선언을 한 이후 당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을 가장 먼저 찾아 표심을 자극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당원이 가장 많은 곳이 호남인 만큼 예비경선까지는 조직 표를 총동원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설 의원의 경우 이 의원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다. 전당대회 정국이 시작되자마자 이 의원의 불출마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온 설 의원은 이 의원이 공식 출마 일정을 잡자 곧바로 출마 선언을 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와 이 의원과 대치점에 섰던 만큼 이낙연계 의원들의 도움을 받으면 선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이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박 전 비대위원장은 후보 등록이 반려될 가능성이 높다.
당 비대위와 당무위의 전당대회 출마 불허 결정에도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미 출마 기자회견까지 진행한 상태다.
다만, 박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가 좌절되더라도 이후 내놓는 메시지와 이 의원과의 관계 설정 등이 향후 전당대회 판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컷오프 이후는 단일화 변수…3자 구도 형성도
컷오프 이후 최대 관심사는 97그룹 주자들의 단일화 여부다. 97그룹 주자들은 컷오프까지 단일화는 없다며 당장은 자신이 내세운 기치를 가지고 경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컷오프 이후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본선행 티켓 3명 중 97그룹이 2명이 올라가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물론, 이 의원에 맞서 97그룹과 친문, 86그룹이 모두 뭉칠 수는 있지만 노선과 가치가 아닌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에 봉착할 수 있어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본선행에 97그룹 2명이 올라간다면 단일화 가능성, 각 진영별로 1명씩 본선행을 확정한다면 3파전으로 본선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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