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세대출금리..12년만에 6% 돌파

지난달 한 시민이 서울 시내 시중은행 외벽에 붙어있는 대출금리 안내문을 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최근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모두 가파르게 뛰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약 12년만에 연 6%를 넘어섰다. 최근 2년간 전세 보증금 자체가 오른데다, 대출금리까지 치솟을 경우 서민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만기)를 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연 4.010∼6.208% 수준이다. 지난 6월 24일(3.950∼5.771%)과 비교해 20일 사이 하단이 0.420%포인트, 상단이 0.43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말(3.390∼4.799%)보다는 상·하단이 각 0.620%포인트, 1.481%포인트나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100∼6.218%다. 20일 전(3.690∼5.781%)보다 역시 상·하단 모두 0.40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급등한 것은 무엇보다 코픽스(COFIX)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체로 전세자금대출을 변동금리로 많이 취급하고 코픽스를 지표금리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코픽스는 지난 16일 0.40%포인트나 한꺼번에 뛰는 등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6%대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5∼6% 수준이었던 2010년 이후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코픽스가 갑자기 많이 오르면서 3%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하면서 다음달 발표될 7월 코픽스는 더 큰폭 뛸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현재 4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연 6.208%)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6.123%)보다 높고,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6.218%)과 불과 0.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전세자금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기관의 보증을 바탕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0.5%포인트 안팎 금리가 낮은 게 보통이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부진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만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 등 우대 조치를 전세자금대출 보다는 일반 주택담보대출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주담대·전세대출간 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