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쓸통]노인 70%, 은행 방문거래 선호..'불편도' 금액 환산하면?
기사내용 요약
은행 점포 폐쇄 가속화…매년 감소폭 커져
'한 지붕 두 은행' 등장…편의점과 업무 협약
대면거래만 하는 노인 70%, 청장년층 16%
대기 시간↑…80세 이상 노인 32분 기다려
노인 불편도 2만4600원…청장년층의 두 배
"디지털 금융 접할 공간 새롭게 구성해야"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최근 '한 지붕 두 은행' 점포가 생겼습니다. 경기 용인 수지구 신봉동에 위치한 공동 점포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절반씩 사용합니다. 임차료도 반씩 부담합니다. 고객들은 '일석이조'라며 편하다는 반응입니다.
편의점과 사랑에 빠진 은행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GS25, 하나은행은 CU와 손을 잡았습니다. 은행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자 은행들이 활로 찾기에 나선 것입니다.
주변에서 은행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가 많아지고 은행에서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며 은행 점포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뱅킹이 불편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노년층입니다. 온라인 거래가 어려운 노인 10명 중 7명은 여전히 은행에 방문해 대면거래만 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렇다면 노인들의 금융거래 불편함을 돈으로 환산해보면 얼마일까요. 연령이 높을수록 은행 방문 횟수가 많고 대기 시간이 긴 만큼 노인들의 금융거래 불편도는 2만4600원으로 청장년층보다 두 배 넘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6일 통계청의 'KOSTAT 통계플러스' 봄호에 실린 '노년층의 금융거래 불편함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보고서에 따르면 지점을 방문해 대면 거래만 하는 노년층은 70%로 청장년층 16%보다 4배 이상 많았습니다.
통계청은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에 거주하는 25세 이상 인구 중 2020년 신한은행과 거래한 개인 고객이 대상입니다. 65세 미만은 청장년층, 65세 이상은 노년층으로 구분했습니다.
분석 결과 노년층은 연령이 높을수록 은행 방문 횟수가 많고 대기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년층이 지점을 방문한 연간 횟수는 5.7회, 입출금 창구 대기 시간은 25분입니다. 청장년층 연간 방문 횟수는 3.5회, 대기 시간은 16분입니다.
노년층은 연령이 많아질수록 방문거래만 하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방문거래만 하는 65~69세 노년층은 57%, 70~74세 노년층은 71%, 75~79세 노년층은 80%, 80세 이상 노년층은 89%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대기 시간도 더 길어집니다. 65~65세 노년층의 입출금 창구 대기 시간이 20분인데 비해, 70~74세 노년층은 24분, 75~79세 노년층은 27분입니다. 80세 이상 노년층은 입출금 창구에서 32분이나 기다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노년층의 자산 규모에 따라서도 방문거래 횟수가 달라집니다. 자산이 많을수록 비대면 거래보다는 직접 은행에 찾아가 대면 거래하는 것을 더 선호했습니다.
자산이 100만원 이하인 노년층의 연간 은행 방문 횟수는 4.4회이지만, 자산이 많아질수록 은행 방문 횟수가 점점 많아집니다. 자산이 5억원을 넘는 노년층이 1년 동안 은행에 방문한 횟수는 13.5회입니다.
직접 은행을 찾아 거래하다 보니 노년층의 금전적 불편은 더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TM 인출에서 노년층 거래 건수는 청장년층보다 적지만 수수료 지불액은 평균 2500원으로 청장년층의 2300원보다 1.1배 더 많았습니다.
예적금이나 환전 거래 등을 모두 방문 거래에서 많이 하는 노년층은 온라인 거래에서 제공하는 기프티콘 등 리워드 제공이나 이벤트 혜택을 청장년층보다 많이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통계청이 노년층의 금융거래 불편함을 돈으로 환산해봤습니다. 방문과 대기 시간에 따른 불편을 교통비와 최저임금을 활용해 계량화한 뒤, 연간 수수료 평균 지불액과 온라인 혜택 금액을 반영해봤습니다.
그 결과 노년층의 금융거래 불편함은 2만4600원으로 청장년층의 금융거래 불편함인 1만2200원보다 두 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 자산 규모, 지점 수 등에서 노년층이 겪는 불편도는 모두 청장년층보다 많았습니다.
은행 점포 수가 더 줄어들면 노년층의 금융거래 불편함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 수는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 2021년 -311개로 점점 감소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은 "노년층이 금융거래를 할 때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금융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이 공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금융기관이 나서 홍보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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