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출근길 '약식회견'..답변 수 줄이고 리스크 관리[데이터 르포]
취임 두 달 30% 초반 지지율..위기감 높아져
소통 의지 긍정적..답변 태도 신중한 모습 필요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두 달 만에 출근길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에 변화를 주며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중단되기 전에는 최대 8~9개의 질문에 답변했지만 재개된 후에는 2~3개로 답변 수를 눈에 띄게 줄였다.
약식회견이 재개된 지난 12일에는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와 관련해 짧은 답변을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너무 많이 묻는다”며 약식회견을 지속할지에 대해 “좀 괜찮아지면 며칠 있다가 하자”고 의지를 드러냈다. 약식회견을 지속하겠지만 질문 수는 줄이겠다는 것이다.
15일 출근길에서도 두 개의 질문에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제고문으로 위촉한 배경, 비상경제민생회의와 관련해 답변한 뒤 2019년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한 북한 선원 2명을 북한으로 추방한 사건에 대해 묻자 “(질문은) 두 개 정도만”이라고 말하며 집무실로 향했다.
최근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주저앉으면서 대통령실에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통상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지지율이 상승하는 모멘텀으로 꼽히는 데 반해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30%대로 떨어졌으며, 이후에는 30%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장관 후보자 낙마 등 인사 문제와 대통령실 직원 사적 채용 논란부터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개행보, 이원모 대통령인사비서관 부인의 해외 일정 동행 논란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건과 2019년 탈북 선원 추방 사건 등 북한 이슈를 정쟁화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지지율 변동에 영향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지율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의 무력 도발도 당장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데다 굵직한 해외 순방도 임박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내치에 이슈가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채용논란은 민감한 ‘공정’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사항에 대해 대통령의 말에 관심이 쏠리면서 시선은 약식회견에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다. 매주 정례적으로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나 국무총리와 격주로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정제된 모두발언으로 생각을 밝히던 기존의 관례와 달리 윤 대통령은 약식회견에서 현안에 대해 답변을 해왔기 때문이다.
사안의 성격마다 다르지만 정치권에서 논의가 무르익어야 할 때도 있고, 당의 방패막에 잠시 숨을 골라야 할 때도 있는 법이지만 약식회견이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현안에 전면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최전선 수비수와 공격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소통 의지에 따라 약식회견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만큼 답변의 개수를 줄일 수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 답변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 역시 약식회견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서 “동선을 바꾸니 어떤가”, “사진찍기 괜찮나”, “질문 준비 많이 하셨나” 등 취재진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은 분위기를 환기하면서 동시에 회견 방식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과정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약식회견을 바라보는 온라인 여론도 회견 방식과 답변 모습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진보와 중도진보층에서는 윤 대통령의 답변 내용에 대한 지적이 다수였다.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높아지는 ‘데드크로스’ 현상에 대해 “별로 의미가 없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는 발언이나 부실 인사 논란에 대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훌륭한 사람 봤느냐”는 등 발언을 꼬집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와 중도보수층에서는 약식회견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더욱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의 무게를 생각할 때 즉흥적으로 답변하는 모습보다는 정제된 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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