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노리는 이재명 앞에 놓인 세 가지 장애물

박성의 기자 2022. 7. 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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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대 출마 선언.."이기는 민주당 만들겠다"
사법리스크·계파 갈등 극복하고 총선 승리 이끌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들겠다."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3·9 대선 패배 이후 약 4개월만, 6·1 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지 약 한 달 반 만이다.

야권 내에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시나리오에 힘이 실린다. 당내 지지세, 대중 인지도 면에서 이 의원에 대적할 호적수가 보이지 않아서다. 다만 이 의원이 당권을 잡더라도 극복해야할 과제가 산적했다. '사법 리스크', '계파 갈등 해소'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지 못한다면, 당 대표가 되레 이 의원의 대권 재도전을 가로막는 '독배'가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2시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민주당'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민생실용정당'으로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임무에 실패한다면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날 것"이라며 당 대표직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자신의 불출마 요구를 의식한 듯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계파정치로 성장하지 않은 저 이재명은 계파정치를 배격하고 '통합정치'를 하겠다"면서 "선거마다 유령처럼 떠도는 '계파공천', '사천', '공천 학살'이란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저의 인사 제1원칙은 사명감과 열성, 능력과 실적"이라며 "계파정치로 성장하지 않은 저 이재명은 계파정치를 배격하고 통합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당 대표 선언을 공식화하면서, '어대명' 시나리오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른바 '양강 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중 대중성과 세(勢), 당원 지지도 면에서 이 의원을 위협할 만한 마땅한 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이 '독배'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사법 리스크'다. 이 의원을 향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여권을 중심으로 '방탄용 출마' 논란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검경은 정권교체 뒤 대장동 개발 특혜,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이 의원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수사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강병원 의원은 1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우리 당이 민생 위기를 오히려 더 챙기는 정당으로 국민들께 인정받아야 할 때"라며 "우리 당이 민생을 챙기는 모습이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히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의원이 '사법리스크'를 해소하지 않고 당 대표에 도전하는 순간 당은 미래의 불확실성이 굉장히 커지는 것"이라며 "만약 이 의원의 혐의가 일부 소명되어 기소되는 순간 당은 이 의원의 방패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야권에서 정치보복 목소리가 커지면 '조국 사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던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정부와 여당에게는 ('어대명'이) 나쁠 게 없는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당내 분열된 여론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핵심과제로 꼽힌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면서 민주당 내 '안티 이재명' 기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의원 출마에 반대했던 친문그룹 중 상당수가 최고위원으로 뽑힐 경우, 공천권 등 당 운영 전반에서 불협화음이 노출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의원이 공언한 '승리하는 민주당'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관건은 2년 뒤 치러지는 총선이다. 이 의원이 오는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견인하지 못하면, 전국단위 선거 3연속 패배의 멍에를 쓰게 된다. 이 경우 이 의원의 대권 재도전 시나리오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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