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 리스크' 지적에 "굿하는 무당인지 수사하는 검찰인지 모르겠다"

이은지 기자 2022. 7. 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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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8.2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압수수색 ‘쇼’, 정치 아닌 정쟁…내게 흠결 있으면 진작 난리 났을 것”

사법리스크 ‘정면 돌파’ 의지…‘친명 vs 비명’ 계파 갈등 고조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논란과 관련해 “굿하는 무당인지 수사하는 검찰인지 모르겠다”며 검찰을 비판하고, ‘과도한 음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출마 일성으로 계파 정치를 배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전당대회가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기조 아래 ‘친명(친이재명) 대 비명(비이재명)’의 대립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계파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계파정치로 성장하지 않은 저 이재명은 계파정치를 배격하고 ‘통합정치’를 하겠다”며 “다름을 이유로 한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정권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통합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출마 선언을 했다.

최근 친명계와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계파 간 갈등을 일축한 것으로,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공천학살’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염두 한 듯 ‘시스템 공천 강화’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저의 인사 제1원칙은 사명감과 열성, 능력과 실적으로 당의 전통으로 자리 잡은 시스템공천 강화로 누구나 능력과 실적, 경쟁력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받을 것”이라며 “선거마다 유령처럼 떠도는 ‘계파공천’, ‘사천’ ‘공천 학살’이란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리스크에 관한 질문에 “제가 성남시장부터 경기도지사 초기까지 통계를 내 보니 근무일 4일 중 3일을 압수수색 조사, 수사와 감사를 받았다”며 “수사는 밀행이 원칙인데 동네 선무당 굿하듯 하고 있다. 조용히 진실을 찾아 책임 묻는 게 아니라 꽹과리 치고 동네 소문 내는 게 주 목적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이에 동조해서 검·경이 수사하는 게 무슨 사법리스크냐”며 “제가 정말 비 오는 날 먼지 날 것만큼 십 수년 간 탈탈 털리고 있는데 아마 저한테는 먼지만큼 흠결이라도 있었다면 이미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결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자신을 향한 수사를 지적하며 “3년 6개월 수사해서 무혐의 난 걸 또 압수수색 한다고 ‘쇼(Show)’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가 아니라 정쟁”이라며 “국민들이 민생 어려움으로 고통받는데 정적을 공격하기 위해 불필요한, 과도한 음해를 하는 건 자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자신의 출마를 우려하고 만류하는 목소리를 언급하며 “저 역시 개인 정치사로 보면 위험한 선택임을 잘 알지만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총선승리도, 지선승리도, 대선승리도 요원하다”며 “사즉생의 정신으로 민심에 온 몸을 던지고, 국민의 집단지성에 저의 정치적 미래를 모두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당 대표 출마의 걸림돌로 거론됐던 잇따른 선거 패배와 사법리스크를 모두 거론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다시 한번 시사한 것이다.

이 의원은 특히, 자신을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강성 팬덤에 대한 우려를 염두한 듯 “많은 분들이 ‘여심’(여의도 국회의원), 당심, 민심의 괴리를 걱정하는데, 차이를 좁히는 방법은 민주주의 강화뿐”이라며 “민주당이 ‘누구나 당원하고 싶은 정당’으로 혁신하고, 국민 속에서 여남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소통정당으로 만드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정치 실종’을 언급하며 “보복과 뒷조사가 능사인 퇴행적 ‘검찰 정치’가 자리잡았고, 예견된 위기가 현실화 되는데도 위기대응책이나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며 “패배하는 민주당과 결별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완전히 바꾸겠다”고 역설했다.

예비경선에서 70%에 해당하는 투표권을 쥔 중앙위원회 주요 구성원인 원외지역위원장을 겨냥한 공약도 내걸었다. 이 의원은 “당은 원내와 원외지역위원장 중심으로 운영해 원내 원외의 괴리를 줄이겠다”며 “원외위원장에 대한 후원허용 등 지원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특히 취약지역에는 비례대표 우선 배정, 당직 부여 등 인적 물적 지원을 확대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이 결국 당권에 도전하면서 이번 전대는 친명계와 비명계의 대리전이 될 전망이다. 비명계에서는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에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설훈·김민석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당 대표 후보 예비경선을 통해 3명의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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