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부산 외식물가 고공행진..'고물가' 고착화 가능성
尹정부 5차례 대책에도 물가 안 꺾여..대외 요인 탓
'10월 물가 정점' 예측 나오지만 고물가 지속 전망
올해 상반기 부산의 외식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소득 감소로 가계의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소비자 체감이 큰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 서민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 내에서 ‘물가가 오는 10월께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하락세로 전환돼도 당분간 과거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반기 39개 외식 품목 모두 올라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부산의 외식 물가 지수는 월평균 108.9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 지수(102.12)보다 6.87포인트 올랐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6.7%다. 이는 같은 기간 부산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3%)보다 2.4%포인트 높은 것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의 외식 물가 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부산에서는 짜장면의 가격 상승률이 13.1%로 가장 높았다. 볶음밥(12.4%) 돼지갈비(11.1%) 짬뽕(10.7%) 치킨·생선회(각 10.3%) 갈비탕(10.2%)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라면(9.0%) ▷돈가스(8.9%) ▷불고기·삼겹살·김밥(각 8.7%) ▷피자(8.4%) 등의 순이었다. 여름 보양 메뉴인 냉면(5.2%)과 삼계탕(4.2%) 가격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조사 대상으로 삼는 외식 품목은 총 39개인데, 올해 상반기 부산에서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개 품목이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밥상 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채소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국의 오이 가격은 10㎏당 5만3500원으로 1년 전(2만1800원)보다 2.5배 급등했다. 이 밖에 ▷대파(1㎏당 2166원·약 1.9배↑) ▷상추(4㎏당 5만7660원·약 1.8배↑) ▷깻잎(2㎏당 3만2320원·약 1.8배↑) 등의 가격도 1년 전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추경호 “6%대 물가 10월까지 이어질 것”
최근 물가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이 촉발한 측면이 크다. 이 때문에 정부로서도 즉각적인 효과를 낼 만한 물가 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출범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5월 29일) ▷민생 안정 대책(5월 30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6월 16일) ▷당면 물가 안정 대책(6월 19일)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 안정 방안(7월 8일) 등 다섯 차례에 걸쳐 물가 안정 과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물가가 잡힐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지갑도 점점 얇아지고 있다. 소득 수준이 동일하게 유지되더라도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떨어진다. 올해 1분기 특별시·광역시 등 도시에 거주한 2∼4분위 중산층 근로자 가구의 명목소득은 늘었지만, 물가 영향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정부 내에서는 ‘물가 정점’에 대한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취재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6%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가 정점 시기를 사실상 ‘오는 10월’로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그는 “6%를 훨씬 상회해 7%, 8% 물가가 상당 기간 고정화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의 정점을 묻는 말에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본다”고 답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저성장 기조 속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고물가)’에 준하거나 유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