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도시락까지 치솟는 외식 물가..추경호 "밥상물가 10월쯤 안정 예상"
올해 상반기 물가가 24년 만에 최고 상승률(4.6%)을 기록한 가운데 외식 물가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서민 외식 메뉴인 짜장면, 삼겹살을 비롯해 구내식당, 도시락 가격까지 일제히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 정도 가면 밥상물가, 장바구니 물가는 조금 안정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외식물가 지수는 전년 누계 대비 6.7% 상승했다. 전년 누계 대비 변동률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물가 수준 평균을 전년도 같은 기간 물가 수준 평균치와 비교한 수치다.
품목별로 보면 짜장면 가격은 상반기에만 9.1% 올랐다. 짬뽕(8.2%), 탕수육(6.1%)도 함께 상승했다. 삼겹살(7.4%), 돼지갈비(7.9%), 쇠고기(8.5%)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분식 가격도 많이 올랐다. 김밥은 9.1%, 라면과 떡볶이는 각각 8.6%, 8.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치킨(8.8%)과 피자(8.4%) 가격도 뛰어올랐다. 여름철 대표 메뉴인 삼계탕(4.4%)과 냉면(7.6%) 가격도 치솟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고물가 시대에 각광 받았던 구내식당과 도시락 역시 각각 3.5%, 7.4% 올랐다. 식후에 즐겨 마시는 커피(4.2%) 또한 가격이 상승하는 등 올해 상반기 물가 조사 대상인 39개 외식 품목들이 일제히 올랐다.
외식 등 개인 서비스와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반기 물가는 199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인 4.6%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2.0%)와 지지난해 상반기(0.5%)와 견줘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중산층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동일하게 유지되더라도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도시에 사는 서민 중산층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실질소득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 같은 물가 상승세가 10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10월 정도 가면 밥상물가, 장바구니 물가는 조금 안정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쇠고기·닭고기 등 할당 관세 조치와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맞물려 10월에는 물가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추 부총리는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기자 간담회에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6%를 상회해서 7~8% 고정화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조적으로는 축산물 할당관세를 확대하고 수급이 안정될 기미가 있기 때문에, 미국·유럽처럼 7~8% 고물가가 기조적으로 안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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