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행정요원 父 누군지 알았나" 권성동 "부자간 정치선택 별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채용 문제로 설전
"9급 공시생 문제제기" "별정직은 달라"
민주 "윤 정권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스스로 부정"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자신의 추천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인의 아들 우아무개씨가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문제를 두고 기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권 원내대표는 '별정직 공무원들의 채용은 괜찮다', '그 행정요원 아버지가 강릉시 선관위원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것과 부자관계는 별개다', '문재인 대통령도 비서실에 같이 일해본 사람 채용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9급 공무원 준비생들의 문제제기, 친소관계가 채용에 영향을 주지 않았겠느냐 등 기자들의 의문이 이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본관 239호실에서 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집중 질문을 받았다. 최유경 KBS 기자가 '그저께부터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채용 관련해 논란이 불거졌는데 대표님께서 해당 요원 부친이 강릉시 선관위원이었는지를 알고 있었느냐', '국민 비판 나오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정치는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 뒤 해명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이것을 사적 채용이라고 비난을 퍼붓고 있는데, 이건 정말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자신의 보좌진(나아무개 보좌관과 윤아무개 비서관)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들이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하면서 알던 젊은 참모였는데, 능력과 열정이 있어 함께 일해보자고 해서 공개채용 절차 없이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을 사적 채용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역대 모든 정부의 청와대도 열정과 능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문제가 된 대통령실 행정요원을 두고 일반직 공무원이 아닌 별정직 공무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년이 보장된 일반직 공무원이 아닌, 별정직 공무원이고, 그 9급 공무원도 선대위, 대선 과정, 인수위 과정에서 워낙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자세도 바르고 대선 기여도도 높아서 제가 추천했다”며 “이번 정부 구성 과정에서 고위직에서 하위직까지 수많은 사람을 추천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으나 검증을 통과한 분은 채용이 됐고, 검증에서 통과되지 않은 분은 많은 분들이 탈락했다”고 말했다. 사적 채용이라는 비판을 두고 권 원내대표는 “일반직 공무원과 별정적 공무원 채용 방법 채용 관행을 전혀 모르는, 국민을 호도하는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이 9급 공무원의 아버지가 강원도 선관위원이었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 9급 공무원 아버지 선관위원이었다는 것을 제가 알고 있다. 제가 4선 국회의원인데 그걸 모른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하지만 아버지가 선관위원이라고 해서 아들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지지하는 것에 하지 말란 법은 없고, 아버지와 아들은 별개다. 정치성향이 다 다르다. 어느 집안이든 부자간에 일치하는 경우가 결코 많지가 않다”고 해명했다.
'(그 공무원과 권 원내대표의) 친소관계가 채용에 관여되지 않았느냐'는 경향신문 기자 질의에 “일반직 공무원이라면 공개 경쟁관계 거치기 때문에,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어기면 안되지만, 별정직은 민주당이나, 우리당, 의원 보좌관 등의 채용 절차는 함께 선거를 해보고, 함께 일해 보고 이런 분 중에 뽑기 때문에 채용 절차와 방법이 다르다”며 “역대 모든 민주당 정부에서도 이렇게 이뤄졌다”고 답했다.
'인터넷에서 9급 공무원들의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권 원내대표는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이건 별정직 공무원”이라면서도 “그분들 보시기엔 불공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별정직과 일반직은 별개이고, 정치권에서 일하는 별정직은 더더군다나 별개”라고 '별정직'론을 펼쳤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직원 대부분이 별정직이며, 채용특혜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겠냐'고 한 말까지 끄집어내어 “민주당이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 말에 대해서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다가 우리가 선대위와 대선, 인수위에서 함께 일하서 능력을 인정받아 추천한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내로남불,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인사 문제가 터졌을 때 민주당 정권에서는 이랬는데, 왜 우리한테 이러느냐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민주당의 비판에 어떤 의견인지 묻자 권 원내대표는 “공정과 상식에 부합해서 인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윤석열 정부도 찾고, 검증을 통해 추천하고 있다”면서도 “그런 과정에서 일부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은 앞으로 더 노력해서 시정하겠다”고 시인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연일 비판이 쏟아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캠프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사람을 쓴 게 무슨 문제냐? 능력 있는 사람이다'라는 권 원내대표의 해명에 “이 문제는 윤석열표 공정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조국 전 장관의 딸 문제로 시작해 수사를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은 그러면 무엇이었느냐”며 “아빠 찬스가 수많은 청년의 박탈감을 불러왔던 상황을 활용해 대통령이 된 분들인데 대통령이 되어 자신이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그대로 부정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강릉 우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의 지인이 아니었다면 아들이 청와대에 들어갈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공채를 했다면 아마 이분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가 '자신이 꽂았다', '9급이고 임금이 작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이런 발상에 대해서도 매우 놀랍다”고 지적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실이 많은 청년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곳이며, 급여의 과다가 문제가 아니고 다음 정치 행보에 매우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된다며 급여 문제로 국민을 눈속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도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고 국민들이 받아들인다”며 “자신들이 행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 국민에게 상처주고 있는지를 잘 깨닫지 못하고, 최소한의 반성과 돌아봄이 부족한 태도 때문에 계속해서 지지율이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언론에서 언급한 행정요원은 제 추천이 맞는다”며 “제 지역구 사무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고, 성실한 청년이었기 때문에 제가 대선 캠프 참여를 권유했다. 대선 캠프에서 역량을 인정받아 인수위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게 되었다”고 시인했다.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한 청년이 정년 보장도 없는 별정직 9급 행정요원이 되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의 지인이자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인 우아무개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 사장의 아들 우씨는 지난해 7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에게 1000만원을 후원해 고액후원자 가운데 최연소였다. JTBC는 16일 우씨 아들이 권 의원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아들이라고 보도해 이해충돌 소지를 제기했다.
*기사 일부 정정 : 2022년 7월19일 15시29분
지난 2022년 7월17일자 미디어오늘 '기자 “尹, 행정요원 父 누군지 알았나” 권성동 “부자간 정치선택 별개”' 기사의 최유경 기자 질문 중 '대통령이 ~ 알고 있었느냐'라고 질의한 대목을 '대표님께서 ~ 알고 있었느냐'로 바로잡고, 기사 제목도 '기자 “행정요원 父 누군지 알았나” 권성동 “부자간 정치선택 별개”'로 바로잡습니다. 기자의 착오로 오류가 발생한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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