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언론이 먼저 한 인터뷰, 왜 YTN에서 더 많이 볼까?
매일신문이 올린 유튜브 영상 MBC·JTBC·YTN 등에서 조회수 훨씬 높아
한국콘텐츠학회논문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다른 사람이 가져가"… NFT 등 대안 제시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매일신문의 유튜브 채널에 '원희룡 부인 정신과 전문의 강윤형, 이재명 소시오 패스 경향'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동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동영상은 MBC, JTBC, YTN, TV조선, 채널A 등에 인용되었는데, '원희룡 부인 이재명'이라고 검색하면 이들 방송국의 동영상이 상위에 뜨고 TV매일신문의 동영상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콘텐츠학회 논문 중)
대구 경상북도 지역 언론인 매일신문이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TV매일신문에 가장 먼저 보도한 유튜브 영상. 이 영상을 인용 보도한 MBC, JTBC, YTN, TV조선, 채널A 등에서 더 많은 조회수가 나온 이유는 뭘까.
지난달 연구팀(박한우 영남대 교수와 윤호영 이화여대 교수)이 작성한 '네트워크 미디어 유튜브에 나타난 서울 중심 언론의 지역 언론 콘텐츠 전재 : TV매일신문의 원희룡 부인 인터뷰 사례 분석' 제목의 논문이 한국콘텐츠학회에 실렸다.
TV매일신문은 지난해 10월22일 '[관풍루 하이라이트] 원희룡 부인 정신과 전문의 강윤형 “이재명, 소시오패스 경향”'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게시했다. 매일신문 기자가 강윤형씨를 인터뷰한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후 여러 매체에서 이 영상을 재가공해 보도에 사용했다.
그러나 지난 1월 기준 TV매일신문이 올린 영상 조회수는 1만8000여 회로 가장 적었다. YTN이 60여 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JTBC(40만), MBC(20만), 채널A(2만4000), TV조선(2만3000)이 뒤를 이었다.
동영상 전문 분석 도구인 Gephi를 이용해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TV매일신문의 원희룡 부인 소시오패스 관련 50개 동영상에서 YTN이 가장 많은 61만 번 시청 조회 수가 나왔으며, 1만4351개의 댓글을 받았다”며 “모든 지표에서 YTN은 TV매일신문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YTN 동영상은 TV매일신문보다 조회수 34배, 좋아요 41배, 싫어요 1.8배, 댓글 수 16배가 많았다”고 했다.
연구팀은 “TV매일신문의 사례를 보면 TV조선과 YTN 등 거의 대부분의 중앙 언론에서 자신들의 동영상 콘텐츠 아래에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설명 공간에 원 출처에 대한 아웃링크를 걸지 않았다”며 “지역 언론이 네트워크 미디어에서 생산한 뉴스가 전국적 화제로 번져 나가는 과정에서 중앙 언론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정보 유통을 주도하며 해당 이슈를 선정하고 체계적 출처 표시와 아웃링크를 걸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기준 원희룡 부인 인터뷰 동영상 조회수로 TV매일신문과 YTN 각각 얼마의 수익을 올렸을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일괄적으로 2원 단가를 적용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비교했다”며 “그 결과를 보면 지역 언론인 TV매일신문이 3만6000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사이, 비교 대상인 YTN 채널이 100만원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계산된다. 수익률로 28.3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수익 활동이 전부 취재에 기반한 것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으나, 앞서 지적한 인용 방식을 동원해 콘텐츠를 퍼가는 것에 기반한다면 이는 지역 언론이 네트워크 권력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가 된다”며 “이러한 분석결과는 전체를 통해 가져가는 수익이 단순히 몇 푼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많은 차이를 가져오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원본이 아닌 그 원본을 활용한 다른 뉴스가 모든 영광을 전취하는 이른바 'Take all the glory'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출처 인용방식'에 대해서는 연구팀은 “동영상 출처를 인용하는 방식을 보면 발언자의 언급에 자막을 달면서 출처를 밝히는 방식과 영상 시작 전에 잠시 출처를 언급하고 그 뒤에 발언에서는 출처를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나뉘었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방송국 로고가 오른쪽 상단에 노출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고 했다.
연구팀은 “MBC와 TV조선, JTBC를 보면 화면 처음에는 자막이나 화면 상단에 출처를 표시하고 있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출처를 알 수 없게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 뒤 “YTN은 블러 처리를 해 (인터뷰를 진행한) 해당 기자가 아예 나오지 않도록 했으며 채널A는 아예 화면에서 삭제했다”고 짚었다.
'NFT'와 같은 대안들을 새롭게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지역 언론이 빠르게 도입해 시도하고, NFT 미디어 생태계가 구현되면 TV매일신문 등에서 나타난 전제를 통한 프리-라이딩(무임승차) 문제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의 사진과 기사 등에 대한 새로운 보상체계의 확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NFT 환경을 전제로 미디어 생태계를 재편하면 지역과 중앙 언론 사이에 지금보다 더 공정한 배분이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뒤 “최근 호주와 프랑스 등에서 구글 등 플랫폼 기업이 검색결과 등 서비스 메뉴에 뉴스를 포함하는 대가로 자국 언론에 보상체계를 만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블록체인과 NFT미디어 환경을 구축하면서 이러한 뒷북치기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연구 실행 이유'로 연구팀은 “본 연구는 지역 콘텐츠를 인용해가면서 이득을 취하고, 정작 원작을 만들어낸 지역 언론의 콘텐츠는 소외시키는 네트워크 메이킹의 권력 행사를 지적하고자 한다”며 “지역 언론과 독자들 간의 연결관계가 만들어지는 고리를 차단하고, 지역 언론과 독자 간의 네트워크 메이킹을 중앙 언론사와 언론 간의 네트워킹으로 전환시키는 권력행사다. 이 방식은 이른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다른 사람이 가져가는 형태로 디지털 콘텐츠 혁신과 관련된 지역의 고민을 더욱 배가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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