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더블링'에 주말에도 4만명대..가파르게 차오르는 병상
중환자 전담병상 가동률 보름새 5.2%→13.8%..아직 여유 있지만 '급증'
정부, 확진자 20만명 대비 병상 대책 추진..예상보다 크고 빠른 유행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주말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이틀 연속 4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여름 재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병상 가동률은 최근 2주 사이 2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은 의료 체계에 여유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확진자 수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늘고 있어 이러다가 환자가 병상을 찾아 헤맸던 연초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초 이후 '1주새 2배' 계속 이어져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17일 신규 확진자 수는 4만342명으로 전날(4만1천310명)에 이어 이틀째 4만명대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주중에 늘었다가 주말로 가면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번 주말 이런 패턴을 벗어날 정도로 확산세가 뚜렷하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일요일 발표 기준으로 4월 24일(6만4천696명) 이후 12주 만에 가장 많다.
1주일 전인 지난 10일(2만397명)의 2.0배다.
이달 초 이후 1주일 사이 신규 확진자 수가 2배 안팎으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1주일 전 대비 신규 확진자 수 배율은 지난 5일과 6일 각각 1.8배, 7일 1.9배, 8일 2.0배, 9일 1.9배, 10일과 11일 2.0배, 12일과 13일, 14일 각각 2.1배, 15일과 16일 2.0배다.
정부는 지난 13일 여름 재유행의 정점 시기를 9월 중순~10월 중순으로 예상하면서 하루 최다 확진자 규모를 20만6천600명으로 예상한 바 있지만, 학자들 사이에서는 유행 규모가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수리모델링 TF의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리포트에 따르면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최선화 연구원은 감염재생산지수가 13일보다 30% 증가할 경우 하루 확진자 수가 2주 후인 이달 27일 8만1천267명으로 늘어난 뒤 4주 후인 다음 달 10일에는 28만8천546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병상가동률도 '더블링'…재택치료자 2달만에 20만명대
병상 상황은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확진자 수 급증세와 함께 병상 가동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지난 3~4월 오미크론 변이가 촉발한 봄유행 당시의 혼란 상황이 다시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
이날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의 가동률은 13.8%(1천429개 중 197개 사용)로 전날(13.2%)보다 0.6%포인트(P) 올랐다.
3월말 가동률이 70%에 달한 것을 고려하면 아직은 사정이 나쁘지 않지만, 최근 유행세를 보면 당시 의료 현장의 난맥상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보름 전인 지난 2일(5.2%)의 2.5배로 뛰었다.
이 기간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8.1%에서 26.7%로 3.3배로, 중등증 병상 가동률은 5.5%에서 21.0%로 3.8배로 각각 급증했다. 준중증 병상 가동률의 경우 비수도권에서는 30%대(36.1%)다.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재택 치료자 역시 크게 늘었다. 5만632명이었던 재택 치료자는 보름 사이 21만9천840명으로 늘어 4.3배가 됐다.
위중증 환자 수는 아직은 증가세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71명으로, 지난달 12일(98명) 이후로는 100명 미만 수준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한 뒤 2주가량 지나면서 위중증 환자 수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늘어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사망자 증가 추세…추가 확보 계획에도 병상수 오히려 줄어
최근 사망자 증가 추세도 두드러진다.
이날까지 1주일 동안(11~17일) 사망자 수는 99명으로 이전 1주일(4~10)의 73명보다 26명(35.6%) 늘었다.
정부는 재유행에 대비해 추가적인 병상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병상수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미 지난 4일 하루 확진자가 약 15만∼2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으나 이후 지금까지 코로나19 병상 보유량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날 확보된 코로나19 병상은 5천689개로, 지난 2일의 5천854개보다 165개 오히려 줄었다.
정부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재유행 방역·의료대책을 발표하면서 "현재 확보 중인 병상으로는 하루 확진자 14만6천여명 수준까지 대응이 가능하다"며 "확진자가 20만명까지 늘어날 것에 대비해 1천405병상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예측한 9월 중순~10월 중순보다 유행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고 유행 규모도 20만명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병상 확보에 지금보다 더 속도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전파력이 크고 면역회피 특성이 있는 BA.5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데다, 이보다도 전파력과 면역회피 성질이 더 큰 것으로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 변이 확진자도 국내에서 확인됐다. 당초 예상보다 큰 규모의 유행이 더 빨리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지난 14일에는 상급종합병원 간담회를 열고 병상 확보 계획을 "사전에 병상 확보계획을 수립해 하반기 어떤 규모의 재유행이 발생하더라도 의료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의료계는 병상확대에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도 병상을 늘리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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