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팬데믹 대응 3천만弗 지원"..러 전쟁 갈등에 G20 합의문 불발
기사내용 요약
15~16일 발리에서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
G20 "인플레이션 등 세계경제 회복세 악화"
우크라 사태 둘러싼 G7·러시아 갈등 드러나
[발리=뉴시스] 박영주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코로나19 등과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재발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중개기금(FIF) 3000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 인플레이션 위협 확대, 금융시장 불안 고조 등 복합위기 상황이라는 데 대해 국제사회와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합의문(코뮤니케·Communique)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대 원인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으로 채택이 불발됐다고 전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3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세계 경제가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위협 확대, 금융시장 불안 고조 등 복합위기 상황에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자유무역, 다자 경제통상 플랫폼을 통한 세계 경제 상호연결성 강화, 선진국·개도국의 균형 발전을 위한 통화정책 정상화 조율, 기후변화·디지털 전환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구조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경제, 세계보건, 국제금융 체제, 금융 부문, 지속 가능 금융, 인프라, 국제조세 등 7개 세션을 논의했다.
세계보건과 관련해 세계은행(WB)의 팬데믹 대응 기금인 금융중개기금(FIF) 설립을 지지하고, 3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FIF 설치 방안의 세계은행 이사회 통과를 환영하고 FIF에 3000만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며 "FIF 의사결정 구조가 수혜국의 충분한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기여국가 중심이 돼야 하며 논의 과정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충분한 기술적 조언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FIF는 미래의 팬데믹 대응 재원을 위한 기금으로 WB 내에 9월 설치된다. WB는 자금의 관리·출납을 담당하며 별도의 기구에서 자금 조달, 투자 운용 등 사항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여기에는 한국 3000만 달러뿐 아니라 중국 5000만 달러, 일본 1000만 달러, 이탈리아 1억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2000만 달러 등이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미국은 4억5000만 달러, 유럽연합(EU) 4억5000만 달러, 독일 5000만 유로, 인도네시아 5000만 달러, 영국 2500만 유로, 싱가포르 100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추 부총리는 우리나라가 공동의장직을 수행 중인 국제금융 체제 세션에서 취약국 채무구제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 구체적 성과 도출 노력을 촉구했다. 또 다자개발은행(MDB)의 자산안정성을 반영해 대출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자산운용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또 지속 가능 금융 세션에서 "탄소중립 추진이 계속돼야 한다"며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가격·비가격 정책 간 최적의 정책조합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위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인 G20 전환금융 프레임워크 마련도 환영했다.
이중과세 제거 등 세부 쟁점이 논의 중인 디지털세 필라 1(매출 발생국 과세권 배분)과 관련해서는 단계적 도입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하는 등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필라2(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대해서도 효과적 이행체계 수립 필요성을 설명하고 세법개정 추진 등 우리나라의 입법 진행 상황도 소개했다.
이번 회의는 인플레이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제 회복 동력이 크게 약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개최됐다. 정부는 세계 경제 동향과 전망에 대해 G20 회원국과 인식을 공유하고 팬데믹·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한 주요 7개국(G7)과 중국 등의 입장을 확인했다.
G20 회원국 역시 인플레이션 등으로 4월 재무장관회의 이후 세계 경제 회복세가 크게 약화했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수요와 공급 불일치, 공급망 차질, 식량·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저소득국과 취약계층에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합의문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대 원인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으로 채택이 불발했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서 합의문이 불발된 데 이어 이번에도 세계 경제 둔화를 둘러싼 우크라이나 침공 국가인 러시아의 책임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G20 회원국은 의장 요약문(Chair’s Summary)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이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회원국(G7-러시아) 간 갈등으로 합의문 채택이 무산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IMFC 회의에서는 G20 회원국 재무장관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 표시로 러시아 발언 당시 일시적으로 퇴장한 바 있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추 부총리는 "향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규제 혁파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 등 경제정책 방향 주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논의를 거쳐 G20 주요 쟁점에 대한 우리 입장을 마련해 10월 G20 재무장관회의, 11월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 입장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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