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회의 합의문 도출 실패..정부, 경제위기 자체 대응 강화
디지털세 기업부담 완화 촉구..美 옐런 다음주 만나기로
(발리(인도네시아)=뉴스1) 한종수 기자 =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한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의 복합위기 대응을 위한 공조 필요성엔 공감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문 도출에는 실패했다.
우리 정부 당국은 회원국 간 갈등으로 합의문 채택이 실패한 데 대해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금융 불안 등 복합위기에 대응력을 한층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3차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15~1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회의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한국을 대표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에 나선 추 부총리는 회의 기간 진행된 세계경제, 세계보건 등 주요 세션에 참석해 우리 입장을 개진하면서 세계경제 복합위기 대응을 위한 Δ자유무역 연계강화 Δ선진-개도국 균형 회복 Δ기후변화 등 구조대응 3가지 정책공조 방향을 제안했다.
또 인도네시아의 스리 믈야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과 싱가포르의 로렌스 웡 부총리 겸 재무장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과 별도의 면담을 통해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G20 회의 당시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 보이콧'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져 회원국 간 큰 마찰은 없었다. 다만 캐나다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선 경제위기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여전한 걸림돌로 남으면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합의문(Communique) 채택은 결국 불발됐고 의장국 인도네시아의 재무장관이 전반적인 회의 내용을 요약한 의장성명(Chair’s Summary)으로 대체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각국이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전쟁을 둘러싼 G7과 러시아 등 회원국 간 갈등으로 코뮤니케(합의문) 채택이 무산되어 아쉬움이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
추 부총리는 다만 "개인적으로는 숲을 보려면 숲을 벗어나야 하는 것처럼 각국 재무장관들의 세계 경제상황과 대응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첫 번째 재무장관 회의로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회원국들은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금융 불안 등으로 4월 재무장관회의 이후 회복세가 크게 약화했다는 데 공감하면서 전쟁에 따른 공급망 교란, 식량·원자재 가격 상승 가속화와 저소득국가에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세계경제 어려움에 대비해 각국이 준비에 만전을 기할 때"라며 "원자재 가격상승, 세계경제 둔화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복합위기에 대비할 우리의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세계은행(WB)에 설치하는 미래 팬데믹 대응 금융중개기금(FIF) 조속 추진과 국경 간 송금 수수료 개선 등의 금융포용성 제고 방안, 디지털세 필라1·2의 신속한 이행 약속 등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세부 쟁점을 논의 중인 디지털세 필라1과 관련해 단계적 도입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하는 등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조하고, 이행단계에 접어든 필라2에 대해선 효과적 이행체계 수립 필요성을 설명하는 한편, 입법 진행상황을 소개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경제 동향과 전망을 공유하고 팬데믹·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주요국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앞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규제 개혁 등 주요 정책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관계부처 논의를 거쳐 G20 주요 쟁점에 대한 우리 입장을 마련해 10월13~14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11월15~16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 입장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관심을 모은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추 부총리의 만남은 별도의 회담이나 면담 형식이 아닌 회의장을 오가면서 가벼운 인사 정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통화스와프 등 양국 현안 협의는 옐런 장관의 방한 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미 옐런 재무장관을 만나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미국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음주 한국에서 양국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선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는 미국 재무부가 아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권한"이라고 강조하면서 "다만 금융안정 외환시장 협력 방안과 관련해선 폭넓게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정책을 공조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오고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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