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위클리>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시달리는 코스피, 이달 말까지 박스권 장세 지속할 전망
美 FOMC 앞두고 방향성 잃어…‘한미역전현상’ 심화, 강달러 가속화
1유로=0.995달러 ‘패리티’ 수준 하회…21일 ECB 등 각국 중앙은행 금리 인상 폭 주목
코스피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과 유례없는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빠르게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국내 증시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5일 2330.98로 일주일 전인 지난 8일(종가 2350.61)보다 0.84% 떨어졌다. 한 주간 코스피는 장중 한 차례 2293으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대체로 2330대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첫 처음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 13일 코스피는 소폭 오르기도 했다. 같은 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망치보다 높은 9.1%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코스피는 지난 14∼15일 역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고물가·고금리 등의 악재에 앞서 가격 조정이 여러 차례 있었고, 물가 정점이 지났다는 기대감이 커져 경기 상황을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전장 대비 2000원(4.35%) 오른 6만 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6일 6만9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1개월 만에 ‘6만 전자’에 복귀했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부각하면서 환율 상승세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14.0원 오른 1326.1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던 2009년 4월 29일(1340.7원) 이후 13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원화 가치는 올 상반기 들어 지난해 말과 비교해 9.21% 하락했고, 달러 가치는 9.46% 오르는 등 올해 들어 달러는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어려워지는 데다 엔화 약세가 심해 원화 하락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지시간으로 오는 26∼27일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더 빠져나가 주가와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에 나섰으나,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1.0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 1350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Fed가 긴축 속도를 끌어올리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달 말 1.5∼1.75%에서 2.25∼2.5%로 상승한다. 이는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2.25%)보다 0∼0.25%포인트 높은 것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셈이다. 다만 한국은행이 다음 달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추가로 0.25%포인트 올리면 한미 기준금리가 같아진다.
이 때문에 이번 주 코스피는 Fed의 7월 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지속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21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달러인덱스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20년 만에 109선을 넘었다. 유로화는 지난 12일 장중 한때 0.999 달러까지 내려가면서 ‘유로화=달러화’인 패리티(등가) 수준을 밑돌았다. 유로화가 패리티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0년 12월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14일에도 장중 0.995달러까지 내려갔다. 유로화는 올해 들어 11.8%나 급락했다. 이번 달 들어 유로화가 큰 폭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에 비해 낮은 정책금리와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 등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EC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9월에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증시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정점 이탈(피크아웃) 가능성 등을 근거로 저점 매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안정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상승장을 이끈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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