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파기 위기 느껴" 韓 수출기업 절반이 두려움에 떠는 이유

오문영 기자 2022. 7. 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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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U(유럽연합) 공급망 실사 법안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의 절반 이상이 공급망 내 ESG 경영 미흡으로 원청기업으로부터의 계약 파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수출기업의 공급망 ESG실사 대응현황과 과제'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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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EU(유럽연합) 공급망 실사 법안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수출기업의 절반 이상이 공급망 내 ESG 경영 미흡으로 원청기업으로부터의 계약 파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수출기업의 공급망 ESG실사 대응현황과 과제'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52.2%는 향후 공급망 내 ESG 경영 수준 미흡으로 고객사로부터 계약·수주가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소 낮음'이라 응답한 기업은 40.2%, '매우 낮음'이라 답한 기업은 7.6%였다.

원청기업이 ESG 실사를 시행할 경우 이에 대한 대비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실사 대비수준'을 묻는 질문에 '낮다'는 응답이 77.2%로 나온 반면에 '높다'는 응답은 22.8%에 그쳤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실사 단계별 대응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대응체계 없음'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인 58.1%로 나와 전혀 준비가 안된 상태도 많았다. '사전준비 단계'라는 응답은 27.5%였다. 대한상의는 협력업체 공급망 실사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일반적으로 고객사에 해당하는 대기업은 비교적 ESG경영을 잘 수행하며 협력업체들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편이지만 공급망 중간에 위치한 중소·중견기업은 여전히 ESG 준비가 미비한 상태"라며 "고객사의 ESG 요구에 대응하면서 하위 협력업체까지 관리해야 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기업들은 분야별 가장 중요한 이슈로 E에서 탄소배출(47.2%), S에서 산업안전보건(71.8%), G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문화(66.1%)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에 대해 이재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새로운 세대가 주류로 떠오르면서 기업도 공정과 정의를 중시하는 사회 트렌드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중대재해처벌법과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산업현장내 안전과 인권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조사결과에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공급망 ESG 실사와 관련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내부 전문인력 부족'(48.1%)을 꼽았다. '진단 및 컨설팅·교육 비용부담'(22.3%)과 '공급망 ESG 실사 정보 부족'(12.3%) 등이 뒤를 이었다. '공급망 ESG 실사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는 '업종별 가이드라인 제공'(35.5%)을 선택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올해 초 EU의 공급망 실사 기준 초안이 발표되고 내년 1월부터 독일 공급망 실사법이 시행되면서 수출기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며 "공급망 관리를 잘하는 기업은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는 만큼 상의도 수출기업들을 위해 공급망 ESG 실사, 컨설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속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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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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