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로 넓어진 광화문광장, 8월6일 재개장..광화문 월대 복원도 시작

광화문광장이 오는 8월6일 다시 문을 연다. 면적이 2배 넓어진 광장에는 5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녹지도 3배 늘었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돼 방치된 광화문 월대도 발굴해 복원한다. 서울시 제공

광화문광장이 1년9개월 간의 공사를 마치고 오는 8월6일 다시 문을 연다. 면적이 2배 넓어진 광장에는 5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녹지도 3배 늘었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돼 방치된 광화문 월대(月臺)도 발굴해 복원한다.

서울시는 지난 2020년 11월 착공 이후 현재 공정률 91%인 광화문광장 공사를 이달 말까지 마무리하고 다음달 6일 재개장한다고 17일 밝혔다.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광화문광장은 공원과 같은 광장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우선 면적이 총 4만300㎡로 기존 1만8840㎡보다 2배 이상 넓어진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앞 차도를 없애고 보행로를 넓혀 광장의 폭이 35m에서 60m로 확대돼 걷기 편하게 바뀐다. 미국 대사관 앞, 광장의 동쪽 도로는 기존 편도 5차로에서 양방향 7~9차로로 확장해 지난해 3월 개통했다.

보행로 폭 60m로 넓어진 광장
월대 복원하는 광화문

2830㎡ 규모였던 녹지는 9367㎡로 3배 이상 늘어난다. 그늘을 만들기 위해 키가 큰 나무 300그루를 포함해 느릅나무·느티나무·소나무·산수유·목련 등 5000주를 광장 곳곳에 심는다.

광장 공사 중에 발굴된 세종로공원 앞 사헌부 문이 서 있던 터는 현장 전시장으로 구성된다. 우물과 배수로 등 유구 일부를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관람할 수 있다. 유구와 지면의 1.2m 정도 높낮이 차를 이용해 인근 나무와 비슷한 두께로 기둥을 세우고, 처마 곡선으로 지붕을 올려 전시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정부종합청사 앞의 삼군부, 세종로공원 앞의 병조, 세종문화회관 앞의 형조 터 등 모든 유구는 그대로 보존하고 유구 위에 담장과 배수로 등을 재현해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흔적을 남긴다.

다음달 재개장하는 광화문광장에는 물줄기로 자음과 모음을 만들어 한글창제의 원리를 담은 ‘한글분수’(위)와 사헌부 문이 서 있던 터를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관람할 수 있는 현장 전시장(아래)이 조성된다. 서울시 제공

광장 개장과 함께 서울시는 문화재청과 8월부터 광화문 월대 발굴에 들어가 2023년 말까지 복원을 완료할 예정이다. 1920년대 일제에 의해 훼손되고 철거된 길이 50m, 폭 30m의 월대를 되살리는 것이다. 궁궐과 건물 앞에 놓인 넓은 기단인 월대는 조선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공간이었다.

현재 일부가 광화문 앞 도로 아래 묻혀있는 월대 복원을 위해 사직로의 광화문 앞 삼거리는 ‘T자’에서 ‘유선T자’ 형태로 바꾼다. 월대 위를 통과하는 도로를 주위로 돌아가도록 하되 기존 차로 수와 신호체계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월대 구간을 통과할 때 곡선으로 주행하는 차량의 안전 문제로 제한속도가 시속 50㎞에서 40㎞로 하향된다.

광화문 월대 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 측은 “사직로 선형변경공사를 지난 2월 광장부(북측)부터 시행해 현재 도로 재포장과 보도 부분 공사만 남겨두고 있다”며 “오는 23일 토요일 오전 4시부터 선형 차로가 적용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도로 북측 광화문 방향으로 건너갈 수 있는 보도 공사는 8월부터 시행돼 9월까지는 광화문 앞 기존 보행로에 임시 보행통로가 설치될 예정이다.

세종대왕·이순신 동상 그대로
광장 내 사용허가 가능 구역은 2곳

이전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던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 장군 동상은 제자리를 지킨다.

세종대왕 뒤쪽 지하로 이어진 출입구에는 미디어글라스가 설치돼 세종대왕과 충무공의 업적을 담은 영상 등이 상영된다. 이순신 장군 앞에는 주요 승전 내용과 어록을 기록한 승전비와 ‘명량분수’가 조성된다.

2009년 광화문광장이 처음 조성될 때부터 기록을 담은 ‘역사물길’도 생긴다. 세종로공원 앞 212m 길이로 1392년 조선이 건국될 때부터 2022년 현재까지의 역사를 연도별로 새긴 공간이다. 또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77개의 물줄기가 만드는 40m 길이의 ‘터널분수’와 물줄기로 자음과 모음을 만들어 한글창제의 원리를 담은 ‘한글분수’도 조성된다.

세종대왕 동상 뒤편에 설치되는 ‘미디어글라스’(위)와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설치되는 ‘명랑분수’ 조감도. 서울시 제공

광장 개장에 맞춰 주변도 변화된다. 세종문화회관 앞쪽 콘크리트 경사 벽과 맞은편 KT빌딩 공사 가림막에 대형 미디어파사드가 설치돼 8월부터 밤 시간대에 다양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광화문광장에서 문화 행사 등을 개최하기 위한 사용허가는 북측의 육조마당(잔디 부분 2492㎡)과 세종대왕 동상 앞 놀이마당(2783㎡)에서만 가능하다.

서울시는 사용허가 면적은 기존(4000㎡)과 비슷한 규모(5275㎡)와 위치로 정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북측광장 위치인 육조마당 잔디에는 광화문 일대 경관 보호 등을 위해 무대 등은 설치하지 않는다.

광장 사용은 오는 8월22일부터 가능하며, 다음달 8일부터 광화문광장 홈페이지(https://gwanghwamun.seoul.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다음달 6일 재개장하는 광화문광장에서 문화 행사 등을 개최할 수 있는 사용허가 영역은 광장 북측의 ‘육조마당’ 잔디와 세종대왕상 앞 ‘놀이마당’ 2곳(오른쪽)이다. 서울시는 이전 광장 사용허가 영역(왼쪽)과 비슷한 규모와 위치에 조성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