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깜짝' 대표 된 홍은택 "난 김범수 창업자 복심 아니다..ESG만 책임진다"
"ESG 집중해 남궁훈 돕는 역할"
'김범수 복심' 평가는 '경계'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인연도 소개
카카오공동체가 사회에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카카오 공동체'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이끌 홍은택 각자대표가 밝힌 소회다. 카카오는 본사와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의 개념을 공동체로 표현한다. 14일 카카오는 이사회를 통해 홍 대표를 '각자대표'로 깜짝 발탁했다. 남궁훈 대표가 카카오 단독대표가 된 지 4개월 만의 일로, ESG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공동체 전반의 경영을 전담하고, 홍 대표는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의 ESG 경영을 책임질 계획이다. 다만 홍 대표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만큼, 역학관계에 대한 다양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①남궁 대표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나누고②앞으로 진행할 ESG 경영 방침을 설명했다. 자신이 카카오 각자대표가 된 이후, 기업 내 역학 관계와 역할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자 직접 정리에 나선 것이다.
홍 대표는 SNS 글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잘 읽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남궁 대표가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번도 대표이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해 본 적이 없다"면서 "카카오 (경영은) 남궁 대표가 하고 저는 계열사들이 포함된 카카오 공동체의 ESG 경영을 책임진다"고 말했다.
'김범수의 복심'이라는 세간의 평가에도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저를 언급한 기사를 보면 제가 NHN (재직) 시절부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알고 지내온 '복심'이라고 묘사한 표현들이 많다"면서 "NHN 시절 창업자를 뵌 적이 없었다고 카카오에 입사할 때도 다른 분들이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도 복심이 아니다. 이 회사에 복심은 저뿐만 아니라 아무도 없는 것 같다"며 "김 창업자는 본인의 생각과 다른 독립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각자대표 임명이 올해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김 창업자의 '국내 경영' 대리자 역할을 할 것이란 일각의 분석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내용이다.
ESG 경영 키워드는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을 꼽았다. 그는 올해 초부터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CAC) 공동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카카오의 ESG 경영전반을 총괄해왔다. 4월에는 공동체 차원에서 5년 동안 총 3,000억 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플랫폼 종사자들과의 '상생경영'을 약속했다. 또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넷 제로'(Net-ZERO)를 추진 중인데, 홍 대표는 이런 ESG 경영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무 살, 서른 살 어린 분들과 일하는 복 누려"
홍 대표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홍 대표는 "2006년 당시 NHN 최휘영 대표가 몇 번을 찾아와서 같이 일하자길래 못 이긴 척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 지 16년이 흘렀다"면서 "그때 네이버는 다음을 누르고 인터넷 업계를 평정했는데 임원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이었다. 저는 44세였는데 졸지에 노장 또는 좋은 말로 원로 대접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최근에 만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평사원 시절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준비를 위해 퇴직한다고 저한테 인사하러 온 걸 기억하더라"라면서 "회사의 원로한테는 인사하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라고 덧붙이는데 '그 원로가 참 명이 길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자의식이 들었다"라고 적었다. 홍 대표는 "쉰 살에 네이버를 그만두고 중국의 중원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난 뒤 카카오에 입사해 10년이 흘렀는데 계속 노장"이라며 "한창 일할 나이에 노장 취급이지만 항상 저보다 스무 살 지금은 서른 살 어린 분들과 일하는 복을 누리고 있다"며 각자대표로서 의지를 다졌다.
한편 홍 대표는 2012년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입사해 카카오페이지와 공동주문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를 내놓았다. 2018년부터 3년 동안 카카오커머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을 4배 이상 성장시켰다. 올 초부터는 CAC 공동 센터장과 카카오 사내이사로 재직하다가 14일 카카오의 ESG 경영을 책임지는 각자대표가 됐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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