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만 떨굴 뿐.." 인하대 총학 입장문엔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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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인하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1학년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한 후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총학생회가 다음날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온라인 공간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총학생회 비대위는 이날 오후 학교에 추모공간도 마련했다.
다만 논란이 인 후 같은 날 인하대 홈페이지에는 교직원 일동 명의로 추도사도 올라왔다.
A씨는 전날(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같은 학교 학생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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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인하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1학년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한 후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총학생회가 다음날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온라인 공간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눈물을 삼키며,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라는 제목의 입장문이다.
총학생회는 16일 “그저 떨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고개만을 떨굴 뿐”이라며 “어제 15일 가슴 아픈 참사가 있었다. 겨우 20살, 아직 꽃 피우지 못한 우리의 후배이자 동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비통하다. 정녕 이렇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것인가?”라며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과 끝없는 눈물을 삼키며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 하나뿐인 가족이자 친구 그리고 동기와 후배를 떠나 보낸 이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난 그를 추모합니다. 할 수 있는 말이 이뿐이라 송구스럽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 입장문에 학생 가해자나 피해자 관련 사안은 전혀 언급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 공간엔 “백일장이냐”, “가해자 처벌 호소는? 재발 방지 대책은?”, “시를 쓰고 있네. 라임 맞춘 감성 글인 줄”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총학생회 비대위는 이날 오후 학교에 추모공간도 마련했다. 방학인데도 100명 넘는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피해 학생을 애도했다.
다만 논란이 인 후 같은 날 인하대 홈페이지에는 교직원 일동 명의로 추도사도 올라왔다. 이들은 “누군가의 귀한 딸, 학생들의 소중한 학우, 우리 모두가 정성을 다해 보살펴야 할 학생을 허망하게 떠나 보낸 상황에서 우리는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딸을 먼저 보낸 부모님께 진심을 담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 사회에서 그 어떤 폭력도 용납될 수 없다”, “인하인 모두의 터전이 더 안전한 곳이 될 수 있도록 돌아보고 또 돌아보겠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인하대 1학년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 A씨를 강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7일 오후 3시30분 인천지법에서 고범진 당직 판사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전날(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같은 학교 학생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3시49분쯤 인하대 캠퍼스 길가에 나체 상태로 쓰러져 있는 B씨를 행인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B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에 이송됐고, 같은 날 오전 7시쯤 사망했다. B씨가 발견된 곳은 대학 공대 건물로 쓰이고 있는 2호관과 60주년 기념관 사잇길이었다.
이 행인은 신고 당시 “술 취한 여성이 옷을 벗은 채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 모두 이 대학 1학년 재학생으로, 학부는 달랐다. 이들은 계절학기를 수강하고 있었지만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계절학기 시험을 보기 위해 전날인 14일 등교했으며, A씨는 당일 오후 2시쯤, B씨는 오후 7시50분쯤 각각 시험을 마쳤다. 두 사람은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며 이날 저녁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A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참고인 조사를 하던 중 혐의가 확인되자 피의자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B씨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바지와 속옷이 교내 다른 장소에서 나오면서 경찰은 A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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