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음성' 허위 소견서 작성 괴산성모병원 직원 집행유예

의사 명의로 관행적 '음성' 진단서 발급
"반성 없어..국가적 재난상황 시기 참작"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진 결과를 허위로 작성한 괴산성모병원 직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사문서 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3월 괴산성모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했을 당시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앞둔 환자의 코로나19 검사 소견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환자의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소견서에 관행적으로 음성이라고 임의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소견서를 가지고 수도권과 충북 음성군 등 병원으로 옮겨진 3명의 환자는 입원 수속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들 병원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A씨의 범행을 알고 있음에도 별다른 조처 없이 환자 이송을 지시한 간부 직원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안 부장판사는 "코로나19 감염증이 창궐해 그 공포심이 전 사회를 뒤덮고 있을 시기였다"며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병원의 업무가 마비됐고, 그 가족들은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고, 허위 진단서를 의사명의로 작성해 환자를 전원한 행위는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국가적 재난 상태에서 의료기관 종사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던 가운데 발생한 일"이라며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을 피고인을 엄벌로만 다스린다면 앞으로 재난 상황에서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