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마음에 안 들어" 문신한 팔로 위협한 40대 여성 벌금형

'협박죄로 기소' 40대 여성 벌금 500만원
원하는 진통제 처방 안하자 여러 차례 병원서 위협
法 "실형 기간 중 범행..엄중한 처벌해야"
"'협박 안했다'는 주장 받아들이기 어려워"

서울북부지법.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자신이 원하는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원 의료진에게 욕설과 협박을 가한 40대 여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 여성은 의료진에게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 문신이 있는 팔을 내세우며 협박하는 등 여러 차례 병원에서 난동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이동욱 판사는 협박죄로 기소된 A(47·여) 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8일 오전 10시께 서울 노원구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B(41·여) 씨에 “몸조심해라. 죽여버린다”는 말을 하며 협박했다. 그는 문신이 있는 팔을 접수대 위에 올려놓는 등 B씨에게 위협을 가했다.

A씨는 자신이 원하는 종류의 진통제를 병원 측에서 처방하지 않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여러 차례 의료진을 상대로 난동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6월에도 의료진에게 욕설을 퍼부어 병원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모욕죄로 약식명령이 청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로 인해 A씨는 앙심을 품고 B씨를 찾아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B씨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료 간호사들의 증언과 더불어 이들이 기록한 근무기록지 내용이 상당 부분이 B씨의 주장과 일치한 점도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소당하자 피해자를 다시 찾아가 협박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공포를 느껴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고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사건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사건 당시의 상황과 경위에 대한 다른 동료 간호사들의 진술이 피해자와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건강 조심하라’고 말한 것만으로 피해자가 협박하지 말라 거나 경찰에 고소할 거라고 대응하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상해, 폭행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 받은 전과가 있고 그 중에는 실형과 집행유예로 처벌받기도 했는데 이 사건은 누범 기간 중 발생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중증의 만성췌장염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고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점, 판시와 같이 한 차례 협박한 이후에는 추가적인 범행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형으로 처벌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