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소통 일상적인 美 대통령.. 바이든만 언론접촉 인색 [뉴스 인사이드 - '도어스테핑'의 세계]

박영준 2022. 7. 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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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내지 마. 당신은 지금 공화당 정치인처럼 말하고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노예해방일 연휴인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개인별장이 있는 델라웨어주 해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있다'는 질문에 쏘아붙였다.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의 언론 기자회견 등을 분석한 미국 메릴랜드주 타우슨 대학의 마사 조인트 쿠마르 정치학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보다 더 많은 질문을 받지만 더 짧게 답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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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中 정상 '도어스테핑'의 세계
방송·신문 등 언론 노출 거리낌 없어
공식 회견 이외 약식 회견 자주 열어
백악관 등 행사 끝나면 일문일답 빈번
전용기·헬기 이착륙 시 질의응답도
바이든은 과거 '실언 제조기' 흑역사
월평균 회견 0.88회.. 부시 반도 안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지어내지 마. 당신은 지금 공화당 정치인처럼 말하고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노예해방일 연휴인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개인별장이 있는 델라웨어주 해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있다’는 질문에 쏘아붙였다. 본인도 아차 싶었는지 곧바로 “농담이야 농담, 농담”이라며 수습했으나 공화당 성향의 폭스뉴스 등은 ‘바이든이 기자를 공격했다’, ‘경제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를 질책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자들보다 미디어에 비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또 확인된 순간이다.

대한민국 국정 최고책임자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doorstepping)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지만 미국에서는 언론을 매개로 한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은 너무 당연하다. 대통령이 수시로 방송이나 신문, 라디오와 인터뷰하고 심야 토크쇼에 출연해 장기자랑도 한다. 공식 기자회견과 별도로 미디어 스테이크아웃(Media Stakeouts)이나 미디어 풀스프레이(Media Pool Spray)라고 불리는 약식 회견도 그때그때 갖는다.

미국에서는 도어스테핑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경찰 잠복근무에서 유래된 스테이크아웃이 도어스테핑에 가깝다. 대통령이 전용 헬리콥터 마린원(Marine One)이나 전용기 에어포스원(Air Force One) 탑승 전후 기자들과 하는 질의응답이 대표적이다. 대통령 집무실이나 정부 회의 등 각종 행사 후 백악관 기자단 일부와의 일문일답도 빈번하다.

풀스프레이는 기자단이 순번 등에 따라 풀(Pool)을 꾸려 회의나 행사 전후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식이다. 물론 대통령은 질문에 답을 할 때도, 안 할 때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불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언론 접촉에 인색한 편이다. 부통령 시절부터 잦은 말실수로 도마에 올랐다. 본인도 실언제조기(Gaffe Machine)라는 별명을 먼저 이야기할 정도다. 부통령 시절 역사적인 건강보험개혁법안 서명식에서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포옹하며 “이건 ×같이 대단한 일!(This is a big f×××ing deal!)”이라고 속삭인 것이 마이크를 타고 생중계된 것이 대표적 흑역사다. 대선 후보 시절에는 말실수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담당 기자로서 언론담당 보좌관과 언쟁을 벌인 뒤 출입정지를 당했던 브라이언 카렘(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백악관 출입기자겸 CNN 방송 정치칼럼리스트)는 기자와 만나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언론 소통은 모두 다 끔찍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빈 수레가 종일 시끄러운 꼴이었던 반면에 바이든 행정부는 성과가 있어도 언론과 접촉을 끔찍하게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전화·이메일에 응답하지 않고, 언론과 소통을 하지 않아 백악관 출입기자 대부분이 답답해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언론의 불통은 숫자로도 볼 수 있다. 15일 백악관전환프로젝트(White House Transition Projec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지난달 30일 기준 기자회견(다른 나라 정상 등과의 공동 기자회견 포함)을 16번 했다. 월평균 기자회견 횟수는 0.88회로 트럼프 전 대통령 1.83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1.70회, 조지 W 부시 2.18회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언론인터뷰도 다른 대통령에 비해 적다

취임 첫해 미디어스테이크아웃이나 풀스프레이를 통해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횟수는 225회로 빈도가 높았다. 주말·공휴일 등을 빼면 거의 하루 한 번꼴로 기자 질문에 답한 셈이다. 문제는 너무 형식적이라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부터), 버락 오마바,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 연합뉴스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의 언론 기자회견 등을 분석한 미국 메릴랜드주 타우슨 대학의 마사 조인트 쿠마르 정치학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보다 더 많은 질문을 받지만 더 짧게 답변한다”고 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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