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혐의 벗은 LG家..행정법원도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

세무당국 "통정매매로 주식 가치 낮췄다" 양도세↑

법원, 원고 승소 판결 "통정매매 아닌 경쟁매매로 봐야"

100여억 원대 탈세 혐의 벗은 LG그룹 총수 일가가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법원은 LG그룹 총수 일가 간의 주식 거래가 양도세를 낮추기 위한 목적에 따른 ‘통정매매’가 아니라 일반적인 거래였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LG그룹 총수 일가가 세무당국을 대상으로 제기한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세무당국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LG그룹 총수 일가들이 거래소 시장에서 같은 시간, 같은 가격대로 LG 및 LG상사 주식을 서로 매도·매수하는 ‘통정매매’ 방식으로 주식 거래했다고 봤다.

사주 일가 간 ‘특수관계인 지분거래’는 2개월간의 종가 평균액에서 20% 할증된 가격(시가)으로 주식가치를 책정해야 하는데, 통정매매 방식으로 당시 실제 거래가액으로 거래함에 따라 주식 가치를 낮춰 양도소득세를 줄였단 설명이다. 세무당국은 이런 방식으로 LG그룹 총수 일가는 약 453억 원을 부당하게 과소신고한 것으로 보고 약 189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LG그룹 총수 일가는 한국거래소의 장내 경쟁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양도했기 때문에 특수관계인 간 거래라고 볼 수 없고, 장내 경쟁매매 방식으로 매매가액이 결정됐으므로 원고들이 주식을 저가에 양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할증된 주식가치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법원 또한 LG그룹 총수 일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거래소 시장에서의 경쟁매매는 원칙적으로 특정인 간의 매매로 보기 어렵다"라면서 "LG그룹 총수 일가를 대신해 매매를 시행한 LG그룹 직원이 관련 형사 사건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거래를 은닉하였다거나 부정한 행위를 적극적으로 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LG그룹 재무관리팀이 총수 일가의 위임을 받아 LG와 LG상사 주식을 통정매매해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LG그룹 전·현직 재무관리팀장과 LG그룹 총수 일가를 기소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사건은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한편, 세무당국은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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