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나·6촌·지인 아들..윤 정부 '사적채용' 논란에 지지율 뚝

하송이 기자 2022. 7. 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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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인 아들 행정요원 채용
권성동 "대선 승리 공헌..내가 추천"
야권 "이해충돌 소지..윤석열 궁궐"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야권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출신과 윤석열 대통령의 외가 6촌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인 유튜버 누나와 윤 대통령 지인의 아들로까지 채용 논란이 확산하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인사’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 대통령과 9급 행정요원 부친 인연

정치권은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추천한 인사가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공방을 벌였다. 9급 행정요원은 권 직무대행의 지역구인 강릉 선거관리위원의 아들 우모 씨로 나타났다.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에는 지금도 우 씨의 부친이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으로 소개돼 있다. 우 씨의 부친은 윤 대통령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JTBC는 우 씨의 부친이 현직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이자 강릉 소재 통신설비기업 대표라고 보도했다. 또 우 씨가 낸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후원금이 아버지를 대신해 낸 것 아니겠느냐는 취지의 의혹도 보도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 참여 중앙당 후원회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우 행정요원은 지난해 7월 당시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1000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지난달 윤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해 동행해 이해충돌 및 사적수행 논란을 빚은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A 씨와 그의 모친도 각각 10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후원했다. A 씨는 초기에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채용 절차를 밟으려다가 이해충돌 문제로 채용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 권성동 “내가 추천했다”

권 대행은 행정요원 우씨를 자신이 추천했다고 밝혔다. 권 대행의 지역구가 강릉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지역구 선거관리위원 아들의 채용을 주선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권 대행은 페이스북에서 “그 청년은 제 지역구 사무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다. 성실한 청년이었기 때문에 제가 대선 캠프 참여를 권유했다”면서 “수개월 동안 밤낮으로 근무하며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한 청년이 정년보장도 없는 별정직 9급 행정요원이 됐다. 이를 두고 추측과 비약으로 정치공세를 퍼붓는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불공정하다”고 반박했다. 공정 채용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비판한다.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권 대행이) 선거관리위원의 자녀 취업을 청탁받아 ‘사적 채용’ 압력을 행사했다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채용 청탁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보좌진과 기자들은 용산의 대통령실을 ‘용궁’이라고 부른다”라며 “비이성적이고 불공정한 채용이 난무하는 용궁의 모습을 보면 지금이 2022년인가 묻게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멀쩡한 청와대를 놔두고 용산 국방부를 밀어내고 들어간 대통령실을 온통 ‘윤석열 궁궐’로 만들어 놨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대통령실에서 공개 채용을 하거나 하진 않으니 채용 그 자체로 문제 삼긴 어렵다”면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이 5월 19일 시행됐으니 이해충돌에 걸리는지는 법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대통령실 “사적 채용은 정치공세”

대통령실도 ‘사적채용’ 논란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 “불공정한 사적 채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드린다”는 대변인의 입장도 내놓았다. 강인선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최근 일부 언론에서 ‘사적 채용 논란’이라고 보도된 인사들은 모두 선거 캠프에서부터 활동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해 대선 승리에 공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자의 능력과 역량에 맞춰 공정하게 채용됐다”며 “그럼에도 이들의 임용을 마치 사사로운 인연으로 채용된 것이라며 사적 채용으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두 직원 부친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정확히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면서도 “캠프 때부터 참여해서 계속 일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일하게 된 것이지 그 외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와의 친분 때문은 아니라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선을 그으면서 “대통령실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공채를 한다거나 (하지 않는다). 어떤 대통령실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우 씨의 1000만 원 후원에 대해서는 ‘매관매직’이라는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는 취재진의 말에는 “후원금은 적법한 과정을 거쳐서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일하게 된 과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하락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에게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2%로 ‘잘못하고 있다’(53%)보다 낮았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인사 문제(26%)를 지적하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경험 및 자질 부족·무능함’(11%)과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0%)이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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