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옐런과 첫 만남..고환율 대응·공급망 강화 방안 나올까
기사내용 요약
오는 19일 한국서 한미 재무장관회의 개최 예정
옐런 장관 취임 이후 처음…재무장관 방한 6년만
주요 의제에 통화스와프·원유 가격 상한제 등 거론
공급망 관련 언급 있을 듯…LG사이언스파크 방문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조만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첫 양자 회담이 열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등 금융시장 안정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국 간 경제 현안인 공급망 강화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응,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 등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17일 기재부에 따르면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오는 19일 한국에서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이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옐런 장관의 방한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미국 재무장관이 우리나라를 찾는 것은 지난 2016년 6월 제이콥 루 전 재무장관 이후 6년 만이기도 하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의 회담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양측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공식적인 자리는 아니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이 안건으로 다뤄질 수 있다.
얼마 전 대통령실 관계자는 옐런 장관 방한과 관련해 '한미 통화스와프가 검토되고 있나'라는 질문에 "어려운 국제 경제 상황이나 한국이나, 미국 상황 등과 관련해 여러 현안을 짚어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양국이 통화를 맞바꿀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재교환하게 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빌릴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 생기는 셈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00억 달러 규모로 처음 체결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자 2020년 협정을 맺었고 지난해 말 종료됐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긴축 움직임을 보이면서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상대적으로 원화의 가치는 떨어진다. 실제로 지난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26.1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2009년 4월 29일(1340.7원)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면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고, 에너지 등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가 필요하다는 것보다는 만약에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한미 통화스와프는 필요하다"며 "이미 원화 가치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압력을 받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는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무장관끼리 이를 협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통화스와프 효과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공동 대응하자는 정도로 정리될 것 같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는 미국을 포함한 원유 구매국들이 정해진 가격을 넘는 러시아산 원유를 사지 않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이득을 러시아가 얻지 못하게 막고 시장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이미 지난 1일 전화 회의에서도 이를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옐런 장관은 에너지 가격 안정과 러시아의 수입 감소를 위해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실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추 부총리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한 바 있다.
또한 추 부총리는 "가격상한제 도입 취지를 이해한다"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도출되는 대로 공유해 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하기도 했다.
글로벌 공급망 강화와 관련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옐런 장관의 방한 일정에 LG그룹 회사들이 입주한 LG사이언스파크 방문이 포함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은 이후 미국 경제수장이 또다시 국내 주요 기업을 방문하는 셈이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이번 방한과 관련해 "옐런 장관은 더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 인플레이션 압박 완화, 미국 소비자들의 비용 절감을 위해 한국 같은 동맹과의 강력한 국제적인 파트너십의 중요성에 관해 연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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