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자식이 연금"..IMF 베이비붐 세대의 독백
그렇게 자식 손을 잡고 IMF를 버텼던 젊은 부모들 '베이비붐 세대'
"제가 만으로 58살이면 몇 살인지 모르겠네요. 제가 나이를 잊고 살거든요."
어느덧 은퇴 세대가 됐습니다.
"IMF 터지고 집사람하고 갈라서고 애들을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애하고 3학년짜리 둘을 떠맡게 됐는데 막막하더라고요. 애둘만 놔둘 수 없어서 짧게 일해서 먹고만 살자 그 생각으로 찾던 게 배달이었어요. 제가 이제 알바 해 가지고 치킨 한 마리 사가면 파티예요. 너무너무 행복해 하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71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국민연금생활을 시작하면 기금 소진이 더 빨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상황.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라고 다 국민연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교재 만드는 출판사를 다니게 됐어요. 잘 나갔어요 책이. 피아노 교재는 잘 나가고 그러다가 욕심이 생겨서 대리점을 했는데 딱 IMF가 터져가지고 어느 순간 한 순간에 거지가 되던데요? 살던 집이 날아가니까... 그 이후로는 그냥 하루살이에요. 먹고 살려고 일당 뛰러 다니고..."
"배달라이더 중 나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을 걸요, 갈데가 없죠. 받아주는 데가 없죠 일단. 저 같은 경우에도 예전에 조금 젊을 때 회사 이력서 냈더니 안 받아주더라고요."
"(월수입) 200만 원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나이가 조금 있다 보니까. 눈이 아파요. 계속 보고 뜨자마자 잡아야 되는데 그것도 못 잡아요. 느려요.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빠른 것 같아요. 손이 빠른지, 머리가 빠른지."
남은 건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 라이더들뿐입니다.
"사고 안 나는게 돈버는 거예요. 사고나면 안돼 진짜. 몸 망가지고."
"사고나지마. 아휴 몸 아파. 많이 아파."
"2개 이렇게 뜨는 거를 갖다가 몇 십명이, 몇 백명이 보고 있는 거야 이거를..."
"우리만 빼고 다른 사람 다 바쁜 것 같아."
"97년 3월. IMF 터질 때 그때 이제 이걸 (국민연금을) 찾았네요. 97만 원 정도를. 후회한 적 많죠. 그런데 이 당시에는 이 큰돈을 아휴 줬다는 것도 안 줄 줄 알고 걱정했죠. 작은애가 IMF 시대에 태어나가지고 또 97년생인데. 아이구.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다 내야지만 계속 (연금을) 이어갈 수 있다 뭐 그런식으로. 적은 금액이 아니죠 그게."
<인터뷰> 김윤로/공적연금 전문 유튜버, 구독자 25만 명
"연금이 탁탁 튈 수 있는 구조가 있음에도 그 금액이 없어서 그런 분들 볼 때는 제일 안타깝고요. 돈 있는 사람들이 나중에 이 제도를 이용해서 돈 내고 돈 먹기 같은 연금재테크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 때문에 추후납부기간을 10년 미만으로 제한을 하게 된 거죠. 아쉬운 거는 기간으로 제한하기보다는 금액으로 제한해 주는 게 더 좋다라는 얘기죠. 총 3천만 원 이상은 안된다든가 이렇게 해줘야 사회적 약자들은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지 않느냐..."
"큰애가 전교 1등을 계속 하고 장학금도 받고 대학도 좋은데가고... 그러더니 어느 순간에 아빠 저 의전원에 원서냈어요. 한참있다가 아빠 합격했어요... 내년에 의사고시 합격해서 의사되는거죠. 자식이 연금입니다."
<인터뷰> 전석재/ 경제전문 ‘슈카월드’ 유튜버, 구독자 225만
"복지제도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사회전체의 복지제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어떻게 하면 이 부담을 조금 넓게 펼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공평해질 수 있을까. 우리 오징어게임에 줄다리기 하듯이 느낌이 그래요. 당기면 한쪽이 떨어져 죽는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회는 실제로 이렇게 떨어져서 죽는 건 영화니까 그런거고 사회는 연결이 되어 있잖아요. 실제로 떨어져 죽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화합, 배려할 수 있는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홍혜림 기자 (news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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