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캠퍼스 참변' 가해 남학생 오늘 구속심사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숨진 대학생이 발견된 지점 인근의 건물 계단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인하대학교 안에서 20대 대학생을 성폭행한 뒤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같은 학교 남학생의 구속 여부가 17일 결정된다.

인천지검은 전날 오후 준강간치사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인하대 1학년생 A씨(20)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인천지법에서 고범진 당직 판사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3시49분쯤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이 학교 학생인 B씨를 성폭행한 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날 학교 안에서 술에 취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119구급대가 B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3시간 만인 오전 7시쯤 숨졌다. 경찰은 학교 건물 안에서 성폭행을 당한 B씨가 3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씨는 지난 15일 오전 3시49분쯤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쓰러져 있다가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그는 머리뿐 아니라 귀와 입에서도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후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고의로 떠밀었을 가능성에 대해서 수사 중이다.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최근 수사요원들을 해당 단과대학 건물에 투입해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여성이 3층 복도 창문에서 추락하는 다양한 상황을 실험했다.

경찰은 일단 A씨 진술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성이 없을 때 적용하는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추가 수사를 통해 A씨가 고의로 B씨를 건물에서 떠민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으로 죄명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B씨의 옷이 사건 현장과 다소 떨어진 교내 다른 장소에서 발견됨에 따라 A씨의 증거인멸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