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문을 당장 박차고 나오세요"..'제2의 인생' 위한 런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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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광진구 세종대에 위치한 시니어모델 강의실.
한쪽 벽면이 거울로 가득한 공간에서 만난 시니어모델 지망생 손현겸(69) 씨와 황정혜(53) 씨는 무대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손씨와 황씨는 지난 4∼6월에 걸쳐 광진구에서 운영하는 '다시 스무살, 50+ 슬기로운 대학생활'의 시니어모델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지난달 22일에는 처음으로 직접 런웨이에 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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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다음이라는 것은 없을 수도 있어요. 하고 싶은 대로 살면서 남은 50년을 열심히 잘살아 보려고요"
지난 14일 오전 광진구 세종대에 위치한 시니어모델 강의실. 한쪽 벽면이 거울로 가득한 공간에서 만난 시니어모델 지망생 손현겸(69) 씨와 황정혜(53) 씨는 무대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손씨와 황씨는 지난 4∼6월에 걸쳐 광진구에서 운영하는 '다시 스무살, 50+ 슬기로운 대학생활'의 시니어모델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지난달 22일에는 처음으로 직접 런웨이에 섰다고 한다.
28세 막내딸을 키워낼 때까지는 육아에 전념했었지만 '육퇴(육아퇴직)' 후 드럼, 합창, 봉사 강의 등으로 자신만의 노후 생활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는 손씨는 "내 나이가 칠십이어도 누구보다 젊게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다 키워놓고 나서야 나만의 버킷리스트에 하나둘씩 도전할 수 있었다"는 손씨는 연기, 댄스까지 섭렵해보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모델 자체보다는 자세 교정에 관심을 두고 입문했다는 황씨는 "그동안은 아이들이나 가족을 위해 사회적으로 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며 현재 활동에 만족감을 보였다.
사실 이들은 시니어모델 양성과정에 재수 끝에 등록에 성공했다.
수년 전 등록 가능 연령이 50∼65세라는 이유로 등록 신청이 반려됐는데 올해 다시 시작된 과정에서 광진구청이 이들의 열정을 기억하고 재차 등록을 권유한 것이다.
시니어모델에 도전한다는 두 여성의 말에 지인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고 한다.
손씨 주변에서는 "나이 먹고 무슨 모델이야"라며 핀잔을 줬지만 "엄마, 너무 멋있을 것 같아"라며 응원해준 세 딸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주변 반응을 걱정해 처음에는 모델 활동을 숨겼다는 황씨는 "패션쇼가 끝난 후 런웨이 위에 선 사진을 보여주자 다들 '너무 멋있다'며 칭찬해줬다"고 뿌듯해했다.
모델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달랐지만, 이들은 "자세에서 오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얻었다"고 했다.
손씨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에서는 연예인보다 나 같이 나이 든 사람이 더욱 잘 와닿을 것"이라며 "시니어모델들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했다.
황씨는 "모델 수업을 듣고 자신감과 당당함이 충전되면서 배터리를 바꿔 낀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앞으로 심화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더욱 욕심을 부려보고 싶다"고 했다.
비슷한 또래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황씨는 "일단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가까운 사람이 예기치 않은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이후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 당장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실천했으면 좋겠어요."
손씨는 "생을 마감하는 그 날까지 열심히 살고 액티브한 노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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