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마트서 우유 사라질까..정부-낙농가, '차등가격제'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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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로 예정된 원유 가격 조정 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낙농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낙농가에서는 정부의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추진을 반발하고 있는데, 사태가 봉합되지 않을 경우 8월부터 '우유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낙농가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두고 수개월 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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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152일째 무기한 농성..내달 1일 가격 조정 기한 두고 갈등 고조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내달 1일로 예정된 원유 가격 조정 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낙농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낙농가에서는 정부의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추진을 반발하고 있는데, 사태가 봉합되지 않을 경우 8월부터 '우유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낙농가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두고 수개월 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原乳·우유의 원재료)의 쓰임(음용유·가공유)에 따라 원유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가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국산 원유의 시장 내 입지를 넓히고 가공유 생산을 늘려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다. 차등가격제 도입 시 음용유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하고, 치즈와 같은 가공유는 수입산과 경쟁할 수 있도록 음용유보다 저렴한 가격을 적용하게 된다.
이 제도가 정착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 원유를 수입해 유가공품을 만든 국내 유업체들이 국산 원유를 활용한 생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유업체도 정부의 방식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낙농단체들은 정부의 방식이 농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낙농 산업 말살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사료 가격 폭등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차등가격제까지 도입될 경우 농가의 소득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농가에서는 유가공업체가 가공유를 중심으로 원유를 구매하게 될 경우 판매량이 실질적으로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우유 감산 기조와 사료값 폭등세 지속으로 지난 2년 사이 호당 평균 부채는 39.5% 증가한 5억1200만원(2021년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고, 지난해 폐업농가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협회는 지난 2월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며 차등가격제 도입에 반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농성투쟁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날로 152일째를 맞았다.
협회는 최근 기자회견에서도 "정부안 도입 시 유업체는 정부가 정한 음용유물량(85.5%)까지 낙농가의 정상쿼터를 삭감하고, 낙농가는 삭감된 물량에 대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강한 반발과 함께 차등가격제 도입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낙농단체들은 오는 1일 원유 가격 조정 기한을 앞두고 대응 수위를 높인다. 전국 낙농가는 11일 충남도를 시작으로 27일까지 전국 궐기대회 및 우유반납투쟁, 납유거부 등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 낙농단체들이 예고한 대로 강경 대응에 나선다면 공급 부족에 따른 우유 가격 상승이 촉발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치즈와 같은 유제품을 비롯해 빵과 커피 등 식음료 가격 인상까지 부채질 할 수도 있다.
이에 농식품부도 문제 해결을 위한 낙농가와의 타협점 찾기에 주력 중이다. 농식품부는 최근 음용유와 가공유 생산량(쿼터)를 Δ음용유 187만톤→190만톤 Δ가공유 31만톤→20만톤 등으로 수정한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농식품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은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이어서 낙농가와의 갈등 격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낙농 관련 긴급 대책회의에서 "음용유 중심의 생산으로는 낙농산업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어 유가공품 시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집회 등 제도 개편 반대에도 불구하고 용도별 차등가격제 등 낙농제도 개편은 흔들림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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