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우암산 둘레길 조성 계획 변경..순회도로 양방향 유지 가닥
일방통행 문제 많아.."도로 보수 후 학술용역 필요"
(청주=뉴스1) 강준식 기자 = 민선 7기 충북 청주시가 추진하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혔던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의 계획이 변경된다.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던 민선 8기 청주시장직 인수위원회의 TF팀인 '우암산 둘레길 조성팀'은 우암산 순환도로의 양방향 통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은 민선 7기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제안으로 청주시가 2020년부터 추진했다.
청주 삼일공원부터 어린이회관까지 이어진 우암산 순환도로 4.2㎞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바꿔 차선을 줄인 뒤 보행로를 넓혀 둘레길을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후 2012년 조성한 우암산 숲길 3.6㎞ 구간과 연결해 우암산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이 전 지사의 의지가 담긴 사업이었다.
당시 도는 도비 75억원을 청주시에 내리면서까지 별도의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의 의지를 이어받은 청주시는 2023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1월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 기본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갔지만, 곧바로 청주시의회와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시가 2021년 1회 추가경정예산에 포함한 관련 예산 5억원은 주민 의견 수렴 부족 등의 이유로 청주시의회를 넘지 못했다.
청주시의 각고의 설득 끝에 같은 해 8월 관련 예산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당시 정태훈 청주시의원은 "양방통행인 우암산 순환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꾸면 둘레길 인근 골목마다 주차전쟁이 발생해 주민 갈등이 빈번할 것"이라며 "교통사고, 산불 등 긴급상황 발생 시 긴급차량 통행로 확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경제활동 등을 위한 운행차량이 먼 길을 우회해야 하는 불편도 뒤따른다"라며 "많은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주민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암산 순환도로 인근 청원구 내덕2동 주민들은 "순환도로의 양방향 교통량은 하루 1557대 수준인데 일방통행으로 변경하면 주민 생활에 불편함이 발생할 것"이라며 "일방통행으로 인한 교통량 증가, 연료 낭비, 비상차량 통행 등 문제점이 많다"고 반발했다.
또 "인근 주민 1200여명이 반대 서명에 참여했다"라며 "반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계속되는 주민 반발로 진척이 없었던 사업은 6·1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선거운동 당시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 재검토를 공약한 것이다.
이 시장은 당선 이후인 6월16일 우암산 둘레길 조성팀(TF팀)을 꾸려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TF팀은 한 달여간 주민과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양방향 통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환경단체 측에서도 양방향 통행 유지에 이견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명한 우암산 둘레길 조성팀장(건국대 공간디자인 교수)은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우암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방통행으로 변경하는 사업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해 양방향 통행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경제·생활·편의성 등 다양한 부분을 검토해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검토되지 않았다"라며 "상부 기관(충북도)이 제안한 사업이어서 당시 청주시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우암산은 보호 수종·식생 등에 대한 자료가 없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학술용역을 통해 우암산을 전체적으로 살피고, 대부분 사유지인 등산로를 시유지로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관련 예산 100억원(도비 75억원·시비 25억원)은 2023년까지 사용해야 하는 한시적 예산이어서 오래된 순환도로와 보행로 보수, 주차장 조성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sk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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