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트는 게 꿈"..더위에 허덕이는 저소득층 아이들
25년 된 에어컨..하루 30분 전기 요금 월 8만 원
에어컨 없어 선풍기·찬물 세수해도 땀 범벅
[앵커]
매년 여름 찜통더위가 반복될 때마다 큰 고통을 겪는 게 바로 저소득층 아이들입니다.
에어컨을 살 만한 여유가 없거나, 있어도 전기료가 부담돼 못 트는 때가 많기 때문인데요.
정부가 저소득층 가구를 위해 냉방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로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김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4살 A 군이 사는 23㎡짜리 반지하 월셋집에선 조금만 앉아있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켜도 시원해지지 않아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A 군 / 차상위가구 : 일단 더운 날씨 되면 땀이 많이 나고 뭔가 좀 짜증이 나요. 그래서 저는 여름이 제일 싫어요.]
25년 된 에어컨이 있긴 하지만 켤 엄두는 못 냅니다.
하루 30분만 틀어도 월 3만 원가량 하던 전기 요금이 8만 원으로, 세 배 가까이 뛰기 때문입니다.
[A 군 아버지 / 차상위가구 : 월 소득에 비해서 너무 전기 세금 같은 게 많이 나오면 그게 감당이 좀 안 돼서요. 날마다 오랜 시간을 틀 수가 없어요.]
18살 B 군 집엔 아예 에어컨조차 없습니다.
선풍기를 틀고 찬물로 세수해보지만 그때뿐, 금세 땀방울이 맺힙니다.
[B 군 / 기초생활수급가구 : 진짜 땀에 젖어서 너무 더울 때는 샤워를 되게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어떨 땐 서너 번 할 때도 있고.]
서울에서도 저소득층은 다섯 가운데 네 가구 이상 에어컨이 없을 정도로 보급률이 낮습니다.
그만큼 저소득층 아이들이 온열 질환을 앓을 가능성도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취약 계층 냉난방 요금을 지원하거나 에어컨 무상 지원 사업 등을 벌이고 있지만 한계도 뚜렷합니다.
저소득 가정의 경우 에어컨 보급률이 매우 낮아, 전기요금 등을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에어컨을 무상으로 지원해주더라도 세 들어 사는 집에 실외기 등을 설치하려면 집주인과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정부가 에어컨 설치나 열 차단 도색 과정 등에서 집주인과 벌어질 수 있는 갈등도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전복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장 : 주인이 전기세 많이 나간다고 못 틀게 하는 경우도 있단 말이죠.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에너지 취약 계층 아동 현황 등의 실태를 파악해서 주거 지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가운데 매년 수십억 원 정도는 사용되지 않고 국고로 환수되고 있는 상황.
정부가 냉방 지원 사업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저소득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을 더 꼼꼼히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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