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 흔들..민주당 흡수 안되고 무당층만 늘어 [신현보의 딥데이터]
정당 지지도 추이 분석
尹 취임 후 국힘 지지율 7%P 상승
무당층 5% 상승해 가장 많이 올라
민주당으로 흡수된 건 2%P 뿐
野 지지율·호감도 정체 중..요인으로
"대안無·독주 이미지·이재명 리스크"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중징계 등으로 인한 내부 갈등으로 당정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으나, 이탈층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보다 무당층(無黨層)으로 가장 많이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민생 위기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의 대안 제시 부재 등이 원인으로 떠오른다.
尹 취임 후 국힘 지지율 7%P 하락했는데
민주당 흡수된 건 2%P뿐…무당층 5%P↑
한경닷컴이 윤 대통령 취임 후부터 가장 최근까지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등락 폭을 분석한 결과, 무당층이 5%포인트 올라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같은 기간 7%포인트 하락했고, 더불어민주당은 2%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정의당은 변화가 없었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 갈등으로 여당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반사 이익을 보지 못한 것이 다소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 긍정 평가자나 부정 평가자나 모두 민주당 지지율을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와 별개로 민주당 지지율이 움직이고 있다고도 해석된다.
국민의힘에서 지난 약 9주간 남성이 5%포인트, 여성이 9%포인트 빠지는 동안 민주당 남성 지지율은 전혀 오르지 않았고, 여성 지지율은 4%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무당층 남성은 6%포인트, 여성은 4%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나 성별로 따져봤을 때 국민의힘 이탈층은 대부분 무당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만 18세~29세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빠졌으나 민주당은 30대 8%포인트와 40대 5%포인트 등 상승을 제외하면 큰 상승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오히려 '이대남', '이대녀'로 대변되는 만 18세~29세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오르고 민주당은 5%포인트 빠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월말마다 월간 통합 지표를 발표하면서 성별/연령대별 지표도 함께 발표하는데, 5월 대비 6월 만 18세~29세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4%포인트와 2%포인트 올랐지만 민주당은 남성과 여성 지지율이 각각 9%포인트와 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사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이 청년층을 대표하는 박 전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청년층 민심이 크게 등을 돌린 것이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들의 무당층 이동이 두드러진다. 지난 9주간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지지했던 자영업자는 각각 8%포인트와 10%포인트 빠졌다. 반면 무당층 자영업자는 17%포인트 급등했다. 해당 지표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경제 문제에 민감한 자영업자들은 '정치권 풍향계'로도 알려져 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중요한 직군이다. 이들이 이 같은 선택을 한 데 대해서는 그만큼 양당이 민생 문제와 관련해 소홀하고 대안 제시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힘 호감도 떨어지긴 했지만 野보다 높아
민주 지지율·호감도는 정체 중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의 정당 지지도 및 호감도 격차 추이는 비슷하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이 앞선 상황이다.
최근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주요 정당별 호감도 추이를 보면 국민의힘 호감도는 36%로 나타났다. 이어 민주당 32%, 정의당 12% 순이었다. 국민의힘 호감도가 종전 4월 조사 때보다 하락하긴 했지만 민주당 보다 높았던 것이다. 민주당과 정의당 호감도는 오히려 종전 조사 때보다 소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호감도는 2020년 6월 50%에서 2021년 30%대로 하락해 현재까지 답보 중"이라면서 "같은 기간 정의당 호감도는 33%에서 21%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율 정체와 관련해 평론가들은 크게 3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는 '대안 제시 부재'다. 현재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수위는 높이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안 제시는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둘째는 부동산 시장과 최저임금 정책 등에서 문재인 정부 5년간 쌓아온 '독주' 이미지가 쉽게 가시질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등판이 있다. 8.28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하는 이 의원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 가장 책임 있는 인물 중 하나다. 그런 이 의원이 계속 노출되는 것이 민주당 지지율에 마냥 긍정적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그간 누적돼온 이미지가 있다"면서 "지금 대중들로써는 아무리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싫어도 민주당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당대회에 따라 컨벤션 효과가 있을지 지켜봐야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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