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전기차 사니..'배터리'도 BYD가 LG엔솔 따라잡나?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2. 7. 17.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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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장 바탕으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 성장성 커져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BYD 모델 '한'/사진=BYD 홈페이지

중국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다. 2020년 137만대에서 지난해 352만대로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더니 올해는 550만대도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전 세계에서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 1000만대의 전기차 중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다.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도 급성장하고 있다. BYD는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로 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테슬라 따라잡기에 나섰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BYD는 배터리 점유율까지 높아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따라잡을 기세다. 올해 BYD 주가가 연일 상승하면서 한때 시가총액이 1조위안(약 190조원)을 돌파하는 등 상반기 중국증시에서 가장 '핫'한 종목으로 떠올랐다. 지난 12일 2008년 BYD의 지분 약 10%를 인수했던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지분을 매각했다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BYD H주가 12% 급락했지만, 여전히 BYD는 태풍의 눈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이로 인한 배터리 시장의 변화를 BYD와 함께 살펴보자.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 260만대…한 해 550만대 전망
지난 3월말 상하이 전면봉쇄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5월 이후 급반등하고 있다. 특히 6월 전기차 판매대수가 전월 대비 33.4% 증가한 59만6000대를 기록하면서 급증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누적 전기차 판매대수는 260만대에 달한다. 특히 승용차 중 전기차 침투율은 24%까지 상승했다. 올해 팔린 승용차 4대 중 1대는 전기차라는 의미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하반기에도 전기차 판매가 호조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550만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137만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시장이 불과 2년 만에 약 4배인 550만대로 증가하는 셈인데,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양적인 변화가 질적인 변화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레이쥔 샤오미 창업주의 "바람구멍(메가 트렌드)을 제대로 타면 돼지도 날 수 있다"는 표현이 유명하다. 레이쥔 역시 스마트폰이라는 메가 트렌드를 타고 샤오미를 시가총액 50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키웠다.

가장 최근의 메가 트렌드는 전기차와 배터리다. 그리고 그 바람구멍 가장 앞에 서 있는 회사가 BYD다.

올해 상반기 BYD의 누적 전기차 판매대수는 64만1350대로 전년 대비 315% 급증했다. 특히 3월 10만대를 돌파한 이후 4개월 연속 10만대를 넘어섰으며 6월 판매량은 13만4036대까지 늘었다.

지난 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상반기 64만대를 판매한 BYD가 테슬라(56만4000대)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하면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다만 FT도 언급했지만 BYD 판매량의 절반 정도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라서 테슬라를 앞질렀다고 보긴 어렵다. 테슬라는 전부 순수전기차다. BYD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배터리 용량은 약 15~20kWh(킬로와트시)로 순수전기차(60~80kWh)의 대략 4분의 1 수준이다.

중국 배터리업체의 거침없는 진격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가 중국 1위 배터리업체 CATL이다.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CATL은 53.3GWh(기가와트시)로 점유율 33.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6GWh로 점유율 14.4%를 기록했다. 2위는 지켰지만 지난해(23.6%) 대비 점유율이 9.2%p 감소했다.

반면 BYD가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을 바짝 추격했다. BYD는 210% 급증한 19GWh로 점유율 12.1%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률이 7.9%에 불과한 데는 3월말부터 두 달간 진행된 상하이 봉쇄로 테슬라 상하이공장의 생산이 급감하면서 테슬라용 배터리 판매량이 부진한 영향이 적잖게 작용했다. 테슬라 상하이공장이 정상가동된 6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 판매도 회복하는 모양새다.

중국 자동차배터리산업혁신연맹에 따르면 6월 중국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1.67GWh로 5월(0.13GWh) 대비 급증했다. BYD 역시 6월 전기차 판매량이 13만대를 돌파하면서 5월 약 4GWh 수준에 머물던 배터리 탑재량이 6월에는 5GWh를 초과했다.

올해 BYD가 LG엔솔 따라잡나?
올해 남은 기간 동안 BYD이 LG에너지솔루션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우선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올해 1~5월 양사 배터리 사용량을 넣었다. 6월 이후 수치를 어떻게 추정할지에 따라 시나리오 1과 2로 나눴다.

#시나리오 1
6월 이후 월간 수치는 BYD의 경우 중국 자동차배터리산업혁신연맹이 발표한 5GWh가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1~5월 월간 평균치인 4.52GWh를 가정했다. 이 경우 올해 BYD는 54GWh로 LG에너지솔루션(54.24GWh)를 근사한 차이로 놓쳤다. 하지만 BYD의 전기차 판매 증가추세가 지속돼서 배터리 사용량이 5GWh 중반으로 상승한다면 BYD가 LG에너지솔루션을 따라잡을 수 있다.

#시나리오2
6월 이후 수치는 BYD의 경우 5GWh가 지속된다고 가정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테슬라, GM 등 고객사 판매증가로 6월 이후 5GWh로 회복된다고 가정했다. 이 경우 BYD는 54GWh, LG에너지솔루션은 57.6GWh로 LG에너지솔루션이 2위를 지키게 된다.

하반기 BYD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이 모두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BYD가 LG에너지솔루션을 추격할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지만, BYD의 추격이 매서워지는 건 확실해 보인다.

사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건 BYD뿐 아니라 중국 배터리업체의 전반적인 추격세이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상위 10개업체 중 중국 6개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41.3%, 국내 3개 업체(LG엔솔, SK온, 삼성SDI)의 점유율 합계는 34.7%였다. 하지만 올해 중국 6개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55.8%, 국내 3개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25.6%로 중국이 우리를 2배 이상 압도하기 시작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을 등에 업고 중국 배터리업체가 거침없이 진격하고 있다. 우리가 미래 성장산업인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배터리업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분석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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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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