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갯빛 파리.."성 소수자 '사회적 낙인' 근절해야"

정지윤 2022. 7. 1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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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 권리 촉구 행진..50만 명 이상 참가
1969년 뉴욕 성 소수자 탄압·시위에서 행사 유래

[앵커]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외치는 행진이 열려, 무려 50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특히, 최근 유럽에 확산하는 '원숭이두창'이 성 소수자들만 걸리는 감염병이라는 잘못된 소문이 퍼지는 것에 안타까운 심경을 호소했습니다.

파리에서 정지윤 리포터입니다.

[리포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구호를 외칩니다.

"우리의 몸, 우리의 권리!"

성 소수자들의 권리와 평등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에는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습니다.

도시는 그야말로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갯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도미니크 루소 / 성 소수자 행진 참가자 : 성 소수자들의 자유와 권리, 해방, 존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거리 행진에 참여했습니다.]

1969년 미국 뉴욕의 한 술집에서 벌어진 경찰의 성 소수자 탄압과 이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이 행사의 시초가 됐습니다.

코로나19로 2년 동안 사실상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된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파리 도심 약 5km를 함께 걸으며 성 소수자의 인권과 평등을 촉구했습니다.

[아르고 고티에 파와스 / 파리 성 소수자 협회원 : 무엇보다 많은 대중에게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 교육이 필요합니다. 성 소수자 역시 누군가의 형제, 자매이며 버스 기사, 선생님, 의사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성 소수자는 사회 곳곳에 있고, 국가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특히 참가자들은 최근 유럽에 확산하고 있는 '원숭이두창'이 동성애자만 걸리는 감염병이라는 왜곡된 정보가 퍼지면서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조장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자비에 로버트 / 파리 성 소수자 협회원 : 사람들은 늘 적을 찾아내는 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탓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원숭이두창)은 어떤 이의 잘못이 아닙니다.]

[루 당트뢰이 / 프랑스 파리 :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일 뿐이에요. 모든 바이러스처럼 성 정체성과 아무 관련이 없죠. 어떤 방식으로든 전염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계보건기구는 "원숭이두창은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누구든지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초기 유입 사례가 동성애 그룹에서 확산했다는 이유로, 성 소수자를 둘러싼 사회적 낙인찍기가 다시 불거지는 상황.

의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감염 의심자들이 조기 진단과 치료를 꺼릴 경우, 방역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YTN 월드 정지윤입니다.

YTN 정지윤 (parks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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