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중동·아랍 안 떠난다"

송경재 2022. 7. 1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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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아랍 지도자들에게 미국은 중동과 아랍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미국이 셰일혁명을 통해 석유 생산을 대폭 늘리면서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낮춘 뒤 중동과 아랍 산유국들에 소홀히 했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바이든은 특히 미국이 중동·아랍 지역을 소홀히 해 그 공백을 중국이 파고드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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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안내를 받아 정상회의 장소에 들어서고 있다. UPI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아랍 지도자들에게 미국은 중동과 아랍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미국이 셰일혁명을 통해 석유 생산을 대폭 늘리면서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낮춘 뒤 중동과 아랍 산유국들에 소홀히 했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선거가 불리해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 하락 열쇠를 쥔 중동·아랍 산유국들을 달래기 위해 중동 순방길에 올랐다.

AP,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은 나흘간의 일정으로 시작한 중동 순방 최종 일정 가운데 하나인 걸프협력기구(GCC) 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미국이 이 지역에 계속 관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은 특히 미국이 중동·아랍 지역을 소홀히 해 그 공백을 중국이 파고드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

그는 "미국은 떠나지 않을 것이며 중국, 러시아, 또는 이란이 그 공백을 메우도록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적극적이고 원칙에 입각한 미국의 지도력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더 꼬인 미국과 이 지역간 관계에도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대규모 미군이 연관된 지상전 시대는 끝이 났다. 지금 진행되는 전쟁은 없다"면서 비록 미국이 이 지역의 테러 그룹을 계속 추적하고 미군을 주둔시키고는 있지만 더 이상 갈등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아울러 중동·아랍 지역의 기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1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뒤 아프간이 기아 문제에 직면하는 등 전쟁으로 쑥밭이 된 나라들의 굶주림이 전세계 식량 가격 급등세 속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바이든은 이번 순방길에서 일부 성과도 거뒀다.

사우디가 확답하지는 않았지만 다음달 러시아 등이 포함된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 각료회의에서 증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우디가 약속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시장 수급에 따라 석유 공급을 확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은 아울러 2018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이후 껄끄러웠던 미국과 사우디간 관계 개선 물꼬도 텄다.

그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카슈끄지 살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 자리에서 양측의 갈등이 표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사우디의 석유증산이 필요한 미국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바이든은 이와 함께 사우디 방문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찾아 양측 긴장 완화에 나섰고, 이를 계기로 사우디로부터 이스라엘과 영공을 개방한다는 선물을 받았다.

사우디 맹방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등 아랍·중동지역 4개국이 2020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등 국교 정상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사우디는 거리를 두고 있다. 영공개방은 아랍 맹주인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화해하며 지역 갈등이 완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팔레스타인은 바이든 방문 뒤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지만 명분이 필요한 사우디는 이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관계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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